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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맞고, 목 졸리고, 정강이 차이고…아직도 일하다가 매맞는 시대

입력 2023.12.10 21:35

노동인권단체 접수된 물리적 폭행, 올해만 65건

뺨 맞고, 목 졸리고, 정강이 차이고…아직도 일하다가 매맞는 시대

수직적·폐쇄적 조직문화 탓
사측은 가해자에 ‘솜방망이’
“피해 발생 시 즉각 신고해야”

“영업사원입니다. 월 매출을 맞추지 못하면 지점장은 ‘무슨 정신으로 사냐’며 사람들 앞에서 폭언을 하고, 몇몇은 뺨을 맞고 목이 졸리는 등 폭행을 당했습니다.”

“수습기간 중 정직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4주 진단이 나왔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직장에서 폭행을 당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직장 내 폭행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신원이 확인된 폭행·폭언 관련 제보가 516건 접수됐고, 이 중 12.5%(65건)가 직접적인 물리적 폭행을 당한 사례라고 10일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중 상당수가 폭행·폭언을 동반한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9월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5.3%가 폭행·폭언을 경험했다.

금융사에서 일하는 A씨는 “술자리 후 상무를 집까지 모시고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엇이 화가 났는지 욕을 하며 우산으로 저를 수차례 가격하고 우산을 집어던지기까지 했다”고 했다.

식당 직원 B씨는 “사장이 알려주지도 않은 부분을 마음에 들지 않게 했다며 발로 정강이를 차고 휴대전화로 피가 날 때까지 머리를 때렸다. 갈비뼈에 금이 간 적도 있다”며 “사장의 꼬임에 넘어가 진단서를 상해로 끊지 않고 스스로 넘어진 것으로 처리해 이제는 변경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 여전히 수직적·폐쇄적인 조직문화가 만연한 탓에 폭행이 계속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거나 폐쇄적일수록 피해자들은 대응하기 어렵다.

상사에게 폭행을 당한 공무원 C씨는 “기관은 엄중한 경고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면서도 ‘직무권한을 행사한 부당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얼마 뒤 가해자를 다시 현장에 복귀시켰다”고 했다.

지역의 한 시설 직원 D씨는 “시설장이 인사권을 빌미로 성희롱과 폭행을 반복했다”며 “견디기 어려워 형사고소를 진행했는데, 시설에서는 업무와 관련한 억지 트집을 잡아 맞고소를 했고 가해자 측은 제 배우자의 직장에도 찾아가 난동을 피웠다”고 했다.

물리적 폭행이 없더라도 손을 휘두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위, 침을 뱉는 행위 등도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법원은 피해자가 위협을 느낀 경우 신체 손상 여부와 무관하게 폭행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라면서 “때린 것은 아니지 않냐며 뻔뻔하게 응수하는 가해자에게 휘말려 대응을 포기하지 말고, 증거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건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상사의 폭행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찰 신고와 노동청 신고를 모두 해야 한다고 직장갑질119는 제언했다.

직장에서의 폭행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제76조의 2~3)과 ‘폭행의 금지’(제8조) 위반에 모두 해당한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8조를 위반하면 형법상 폭행죄 처벌보다 높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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