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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54만명···10명 중 7명은 함께 살며 ‘외톨이’

입력 2023.12.13 16:43

수정 2023.12.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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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 첫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응답자 중 1만2105명 ‘객관적 위험’

‘방 안에서 안 나온다’ 초고위험군 504명

일상생활 어려움, 신체·정신건강 ‘취약’

4명 중 3명이 ‘자살 생각’ 경험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제1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2.13 권도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제1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2.13 권도현 기자

사회관계 양이 적고 외출을 잘 하지 않는 ‘고립·은둔 청년’ 2명 중 1명은 신체·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거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3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부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년 실태를 파악한 첫 보고서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실태조사 결과 및 고립·은둔청년 지원방안을 보고했다.

앞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와 통계청 ‘사회조사’를 토대로 고립·은둔 청년이 최대 약 5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복지부 주관(보사연 수행)으로 올해 7~8월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원은 전국 19~39세 가운데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총 2만1360명이 온라인 자기기입 방식으로 조사에 참여했고 이 중 1만2105명이 ‘객관적 위험’ 상태로 분류됐다. ‘방에서도 안 나온다’(초고위험군)는 응답자도 504명이었다. 연구원은 1만2105명 중 8874명을 심층조사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사회에서 고립·은둔 청년은 누구인가’란 질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보고서다. 주요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거주지는 전국 고루 분포했으며 성별로는 여성 비율(72.3%)이 남성(27.7%)의 약 2.6배였다. 김성아 보사연 책임연구원은 “다른 청년 실태조사에 비춰볼 때 여성이 남성보다 유독 많다기보다 여성이 고립·은둔 상태임을 자각할 비율, 설문에 참여할 정도의 최소한의 활력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5~29세(37.0%)와 30~34세(32.4%)가 많았다. 혼자 생활하는 비율은 30.1%, 가족·지인 등과 함께 생활하는 비율은 69.9%였다. 고립·은둔 청년은 2인 이상 다인가구에서도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10명 중 6명은 고립·은둔을 20대(60.5%)에 시작했다. 10대, 30대에 시작했다는 응답은 각각 23.8%, 15.7%였다. 고립·은둔 이유는 직업 관련 어려움(24.1%), 대인관계(23.5%), 가족관계(12.4%), 건강(12.4%) 등의 순이었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남까지 힘들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계속 회피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너무 많이 지쳐있다. 다시 일어나고 싶고, 그럴 필요와 의무도 너무 크게 느끼지만, 힘이 없고 힘도 안 난다. 내가 가해자라고 한다. 내가 가해자다.” (청년 당사자 A)

-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립·은둔 기간은 1년~3년 미만(26.3%)이 가장 많았고 3개월 미만(15.4%) 단기, 10년 이상(6.1%) 장기 고립·은둔 경험도 적지 않았다. 절반 가까이(45.6%)는 일상생활 복귀 시도 후 다시 고립·은둔한 경험이 있었다.

“...실패하면 그냥 포기해 버린다. 이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말해도 어차피 내가 쓰레기가 된다. 그냥 혼자 감추고 있다가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나도 조만간 그럴듯하다. 마지막으로 기댈 곳 없으니 이거라도 적는다” (청년 당사자 B)

-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청년들의 삶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3.7점으로 전체 청년 평균(6.7점,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10명 중 7명(72.4%)은 불규칙한 식사를 했고 8명(80.3%)은 매 끼니 혼자서 밥을 먹었다. 2명 중 1명(52.3%)은 밤낮이 바뀐 생활을 했다. ‘일주일 이상’ 기준으로 10명 중 1명은 옷을 갈아입지 않거나, 목욕·샤워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리정돈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62.4%에 달했다.

건강 상태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신체건강, 정신건강이 안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6.1%와 63.7%였다. 4명 중 3명(75.4%)이 자살을 생각했다. 전체 청년 평균 자살생각 비율은 2.3%다. 자살 생각을 한 적 있는 청년 중 26.7%가 자살 시도 경험도 있다고 응답했다. 고립·은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 생각과 시도 경험도 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좋지 않은 형편에도 자식 사람 좀 만들겠다고 계속 데리고 가시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못난 말 하며 이제 치료도 끊었다... 나는 그냥 사회에서 버림받은 존재인 것 같다. 내가 무능하니까. 그냥 필요가 없으니까. 죽고 싶어도 불효하는 것 같아 죽지도 못하겠다” (청년 당사자 C)

-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0명 중 8명(80.8%)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67.2%는 실제 고립·은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필요한 도움으로는 경제적 지원(88.7%), 취업 및 일경험 지원(82.2%)과 혼자 하는 활동 지원(81.7%), 일상생활 회복지원(80.7%) 등의 순이었다.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청년 당사자 D)

- 고립·은둔청년 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부는 내년 고립·은둔 청년 상시발굴 체계를 만들고 4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청년미래센터를 신설, 전담사례관리사를 투입해 이들의 일상회복 및 사회복귀를 돕는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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