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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백담사

입력 2023.12.14 20:38

  • 김형진 셀수스협동조합 이사장

한용운 선생이 수행하던 곳서 전두환이 은둔, 얄궂고도 어처구니없다

백담사 1971년. 셀수스 협동조합 제공

백담사 1971년. 셀수스 협동조합 제공

백담사 2022년. 셀수스 협동조합 제공

백담사 2022년. 셀수스 협동조합 제공

영화 <서울의 봄>은 전두환과 그의 똘마니 하나회가 1979년 12월12일에 벌인 군사반란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날 이후, 전두환은 광주시민 학살,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런데 전두환 덕분에 알려지기 시작한 절이 하나 있다. 백담사다.

신라시대 창건 이래 수차례 화재가 발생, 다시 짓기를 반복하다보니 무량수전 기둥 같은 천년사찰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신식 전각 절이다. 물의 기운을 빌려 불을 막고자 설악산 대청봉과 절 사이에 100개의 담(潭), 연못이 있다고 해서 백담사(百潭寺)라 칭했다. 지금도 셔틀버스가 아니면 통행이 불편한 백담사는 독립 운동가이자 승려인 한용운이 입산수도해 ‘님의 침묵’ 등 저작물을 남기면서 인지도가 생겼다.

두 장의 사진에 보이는 백담사 앞을 흐르는 영실천 물처럼 시간이 흘러 1988년에 ‘부정축재’ 위기에 몰린 전두환이 부인과 백담사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전두환 유배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군홧발로 전국 사찰을 짓밟고 100여명의 스님들을 불법 연행한 ‘10·27법난’을 전두환은 백담사에 와서야 처음 들었다고 했다. 자신의 명령에 의해 자행된 범죄를 반성은커녕 시인조차 하지 않았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와는 악연인 자다. 이런 자가 백담사에서 수행 좌선하며 다리 저림이 왔을 때 보안사, 치안본부 대공 분실에 끌려와 고문당한 민주인사들의 뼈마디가 꺾이는 고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까?

<전두환 회고록>에 “백담사 2년 동안 마음이 평온해졌고 자신의 얼굴에서 빛이 났다”고 적혀 있다. 12·12 군사반란을 초월하는 전두환식, 득도, 성불, 해탈의 경지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도 제멋대로 해석한 건지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며 추징금과 세금 납부도 거부했고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죽었다.

“대화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 대한민국 군인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영화 <서울의 봄>에서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육사 출신 전두환을 향해 수경사 사령관이 한 말이다. 불교 윤회에 따르면 악행을 저지른 자는 죽은 뒤, 다음 생에 축생(짐승)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전두환, 개로도 다시 태어나서는 안 된다.

* 이 칼럼에 게재된 사진은 셀수스 협동조합 사이트(celsus.org)에서 다운로드해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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