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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충구역 사라진 한반도, 우발적 충돌 막아야

입력 2024.01.09 18:28

수정 2024.01.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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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해안에 포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해안에 포문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군이 지난 8일 공중에 이어 해상·지상에서 적대행위 중지구역이 없다고 선언하고, 이 지역에서 사격과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5~7일 연사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포 사격을 벌인 데 대한 대응 조치다.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완충지역은 6년 만에 모두 사라졌다. 이제 한반도의 하늘, 바다, 땅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매우 우려스럽다.

연말연초 한반도는 군사적 위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노동당 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남조선 영토 평정 대사변 준비’를 거론하며 “우발적 요인에 의해서도 확전될 수 있다”고 겁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한·미 확장억제 체제 완성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힘에 의한 평화’를 거듭 강조했다. 군은 새해 첫날부터 나흘간 해상과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했고, 북한은 그 다음날부터 포 사격을 감행했다. 북한 포탄은 서해 NLL 이북 완충구역에 떨어졌지만 그 자체로 9·19합의 위반이다. 언제든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북한의 계산된 행동일 터다. 그러자 우리 군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후 9·19합의 속 비행금지 효력을 정지시킨 데 이어 해상·지상 완충구역 무효화를 공식화했다.

남북 모두 관계 개선에 대한 미련조차 접은 듯하다. 북한은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에 나선 지 두 달여 만에 GP를 지었고, 경의·동해선 도로엔 지뢰를 매설했다. 정부는 지난 4일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을 출범 17년 만에 해산했다. 남북이 ‘단절 경쟁’을 하듯 교류·협력 상징들을 지워버린 자리는 군사적 대결로 채워지고 있다.

한반도는 일상적 안보 위기 상황이 돼버렸다. 남북 소통 채널은 모두 끊기고 군사 충돌을 막을 제도적 안전판도 없어졌다. 군은 북한의 무력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나, 냉철한 판단과 절제된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 북한이 의도하는 긴장 조성에 일일이 맞장구쳐줄 필요도 없다. 남북이 초긴장 상태로 지내다보면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상대를 자극해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다. 정부는 아무리 안보가 튼튼해도 ‘강 대 강’ 대치만이 해법이라면 국민들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발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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