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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유죄, 당연한 결과”…민사소송에도 큰 영향

입력 2024.01.11 21:26

수정 2024.01.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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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 죽음 몰고간 가해자에 고작 금고 4년형” 비판도

서울고등법원이 11일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애경·이마트 관계자들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하자 피해자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기업 관계자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피해자들이 해당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 선고 후 기자회견을 열고 “뒤늦게 사법 정의가 실현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조순미씨는 “피해자들의 아픈 몸이 곧 증거인데 무엇 때문에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는지 알 수 없었다”면서 “재판부가 이제라도 가해 기업의 유죄를 인정해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피해자 민수연씨도 “1심 판결 이후 울분을 토했는데, 이제라도 유죄가 선고돼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반쪽짜리 실현”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민씨는 “검찰의 구형 자체도 너무 낮았는데 거기에도 못 미치는 형이 선고돼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피해자의 유족 김태종씨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해자들에게 고작 금고 4년형이라니 참 서글프다”면서 “이 순간에도 산소호흡기를 차고 누워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알려진 2011년 이후 약 13년 만에 나왔다. 검찰이 2019년 7월 세 기업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한 지 5년 만의 결론이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제조·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성분(CMIT·MIT)과 건강 피해 사이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아 2016년 첫 수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가 2018년 재수사가 이뤄졌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책임 회피와 검찰의 늑장 수사, 사법부의 무책임한 1심 판결이 얽히고설켜 시간이 흘렀다고 비판해왔다.

SK·애경 측이 상고를 제기하면 재판은 더 길어진다. 송기진 가습기살균제 기업책임배보상추진회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가족과 직장을 잃고, 병원마저 갈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고 합당한 배·보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진행 중이다. 현재 수백명의 피해자들이 이들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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