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은 심장질환과 혈관질환을 모두 포함한 질환으로 치명도가 매우 높다. 여러 심혈관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질환으로는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이 있다. 심장에는 심장 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따로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이 관상동맥 내 동맥경화반이 파열되고 혈전이 생기면서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세포가 죽는 병이다.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한 후 2시간이 지나면 심장에 산소 공급이 중단돼 심장세포가 죽고 심장이 멈추게 된다.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10분 이상 지속하면 급히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강웅철 |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협심증은 심근경색과 비슷하지만 정도가 다르다.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히거나 좁아지는 상태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정도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증상이 생긴다. 묵직하고 몇 분 지속하는 가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심혈관질환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전통적인 위험인자들과 과도한 영양 섭취, 스트레스, 운동 부족, 가족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심혈관 조영술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의심되는 환자 진단 시 유용하다. 심장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손목(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대퇴동맥)를 통해 몸 안에 카테터(도관)를 넣어 심장혈관의 협착 유무를 평가하는 진단법이다. 카테터는 심장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기 위해 삽입되고, 이후 방사선을 조사해 심장혈관을 촬영한 후 진단한다.
심혈관 조영술이 중요한 이유는 심장혈관의 협착 유무를 파악한 후 환자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수립, 진행하는 사전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심혈관 질환자는 질환 정도에 따라 약물이나 스텐트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심혈관 조영술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심혈관 조영술을 시행할 때는 피부 표면에 위치하는 혈관인 손목과 사타구니 쪽 혈관을 활용한다. 이 혈관들은 예리한 의료기구로 피부를 칩습하는 피부천자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검사 후 지혈도 비교적 용이해서 주로 사용된다. 다만, 여러 이유로 양쪽 손목과 사타구니 혈관이 가늘거나 막혀 있는 경우 검사가 어려울 수 있다.
심혈관 조영술은 매우 유용한 진단방법이다. 하지만 동맥을 천자해 관을 넣고 조영제를 사용해 방사선 영상을 찍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혈관 조영술 후에는 천자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 동안 지혈 기구를 이용해 지혈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영제로 신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검사 전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비침습적인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이상이 발견되는 등 꼭 필요한 경우에 심혈관 조영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