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에서 다시 배우로 ‘박현정’
KBS2 <혼례대첩>에서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아들을 세자로 옹립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내강외유형 인물 숙빈 박씨를 연기한 배우 박현정씨. 그는 1995년 KBS 슈퍼탤런트선발대회에서 입상 후 데뷔했다. 차태현, 송윤아, 박상아 등이 그의 동기다.
데뷔 후 드라마 주연으로 발돋움하던 그는 결혼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생활에 충실하다가 ‘싱글’이 된 뒤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8년째다. 경력단절 후 재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일에 복귀한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
“촬영장 가는 길이 너무 기다려지고 즐거워요. 남들은 지겹다고 하는 촬영 대기 시간도 너무 빠르게 지나갈 정도로 즐기고 있어요.”
이혼 후 2~3년은 무기력한 나날을 보냈다. 친구와 지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쉽게 일어설 수 없었다. 2021년에는 솔직한 속내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에세이집 <엄마, 배우, 현정>을 출간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시기는 의미가 남다르더라고요. 일을 새로 시작하면서 그간 내 인생을 돌아보고 또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기계치라 1년간 종이에 수기로 쓰면서 한 권을 완성했어요. 작가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는 작업이었어요.”
그는 늘 자신의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열 마디 대신 이 책 한 권을 선물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올해는 두 번째 에세이집도 내려 한다. 틈틈이 생각을 메모하는 다이어리도 ‘왓츠 인 마이 백’의 필수품이다.
박현정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25살, 22살 두 딸이었다.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4년간 장학생으로 다닌 첫째는 수석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했고, 둘째는 광고에 출연하고 미국 공연을 다닐 만큼 유명한 댄서로 성장했다.
“저는 일을 했어야만 했어요.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엄마였기 때문이죠. 지금은 제가 일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두 딸이 응원해줘요. 그간 엄마로 양육에 집중했고 아이들도 성인이 되었으니 이제 엄마의 삶을 살 거라고 이야기했어요.”
■동안 비결은 ‘성실함’
그의 ‘왓츠 인 마이 백’을 들여다보자. 피부를 위해 가장 많이 쓰는 아이템은 미스트다. 미스트 없이 겨울을 나는 것은 피부 주름을 늘이는 행위라 여기기 때문이다.
“건조한 곳에 가면 미스트를 거의 들이붓듯이 뿌려요. 겨울철 건조함이 피부에 가장 안 좋거든요. 이렇게 쓰면 100㎖가 금세 비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을 잘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새 제품을 얻을 수 있어요.”
그 외에도 가방에는 포포크림, 핸드크림, 입술 보호제 등 각종 보습 제품이 가득했다. 손의 건조를 막고 스타일도 챙길 수 있는 파란색 장갑은 딸의 선물이다. 박현정씨가 동안의 비법으로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운동이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과에서 운동을 빼놓지 않는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룹 PT와 유산소 운동은 매일 해요. 일정 탓에 가지 못하는 날에는 산책이라도 꼭 해요. 큰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오늘 해야 하는 것을 빼놓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가 아침에 일어난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올리브유로 하는 오일풀링(식물성 식용 오일을 공복 상태에서 머금은 후 가글하는 민간요법)이다. 그런 다음 양치를 하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 아침 식사로 사과 반쪽, 오트밀, 달걀 두 개를 먹고 운동을 나선다.
연예인이지만 부담스러운 비용이 드는 관리숍이나 병원을 찾기보다는 홈케어로 피부를 관리한다. 갈바닉 마사지기로 클렌징과 기본 케어를 한 후 팩을 붙인다. 1일 1팩이 기본이다.
“새 작품에 들어갈 때는 피부과를 한 번씩 가지만, 보통은 집에서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요즘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가 워낙 잘 나오니까요.”
마지막으로 박현정씨는 ‘마음’을 강조한다. 어떠한 피부 관리보다도 평안한 마음이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얻은 깨달음이다.
“마음이 정말 힘들 때는 아무리 관리를 해도 안 돼요. 얼굴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한창 힘들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제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예요. 낯빛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제가 정확히 알아요. 그럼 먹을 거라도 챙기고 차 한 잔 사주며 관심을 둬요. 저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 만큼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