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부실채권 조정 중
고금리 못버티는 연체자들
경기도, 임의경매 건수 1위
공사비 미지급으로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23일 유치권 행사 안내문이 걸려있다. 2024.01.23 한수빈 기자
고금리로 금융이자 비용이 늘면서 지난해 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이 전년 대비 6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 건물, 집합건물 등)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전년에 비해 61% 늘어난 10만5614건으로 집계됐다. 이 신청 건수가 1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4년(12만4253건) 이후 9년 만이다.
임의경매에 넘어간 부동산 중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은 3만9059건으로 전년(2만4101건)에 비해 62% 늘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놓고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채권자가 부동산을 경매에 넘겨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다. 임의경매는 별도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신청해 진행되는데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이 채권자일 때 활용된다.
임의경매는 통상 3개월 이자가 연체되면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면서 연체자들이 늘어난 데다가 그간 방만하게 대출 제도를 운영한 금융기관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부실 채권 조정에 들어가면서 경매가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의경매 건수 중 전세사기 피해 주택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총 1만1106건으로 전년(5182건)에 비해 114.3% 증가하면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세사기가 집중된 경기도 내 일부 지역의 임의경매가 폭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경기 내에서도 전세사기가 많았던 수원시는 지난해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신청 건수가 전년(352건)보다 181% 급증한 990건을 기록했다. 수원시 내에서도 권선구의 신청 건수는 481건으로 전년의 3배에 달했다.
경기에 이어 서울이 74.1% 늘어난 4773건을 기록했고, 부산이 105.4% 늘어난 419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밖에 광주(973건, 103.5%↑), 세종(424건, 74.4%↑), 충남(1천857건, 76.3%↑) 등의 증가율도 평균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