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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9·19 합의 육상완충구역 내 포사격훈련 재개는 ‘일단 멈춤’

입력 2024.01.28 18:03

남북간 긴장 고조에 따른 우려 반영

미국도 한반도 내 과도한 긴장 원치 않는 듯

합동참모본부가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는 모습.

합동참모본부가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는 모습.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에 대한 대응으로 군이 육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에서의 훈련을 검토했으나 당장 재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남북 간 긴장 수위를 불필요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28일 “2월 중 (육상) 완충구역 내에서 계획된 사격 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당초 군은 2월 중 육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을 검토했지만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은 지난해 11월22일 북한의 군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9·19 군사합의 1조3항의 효력 정지를 전격 발표했다. 그러자 이튿날 북한은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로 응수했다. 군사분계선(MDL)과 해상 북방한계선(NLL) 일대 완충 지대를 설정함으로써 충돌 방지 안전핀의 역할을 해온 9·19 군사합의가 사라지면서 접경지대 긴장 수위는 올라갔다.

북한군은 지난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해 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 내에 포병 사격을 하면서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무력화했다. 군은 지난 8일 “북한은 적대행위 중지구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행동으로 보여 줬다”라며 해상은 물론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상 완충구역에선 북한군의 지난 5일 서해 NLL 인근 포 사격 때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대응 사격에 나서 이미 한국군의 훈련이 재개됐다. 지난 8일 군의 발표는 군사분계선(MDL) 5㎞ 이내로 지정된 육상 완충구역에서도 포병 사격과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재개하겠다는 의미였다. 육상 완충구역에서의 포병 훈련은 9·19 군사합의 이후 6년 넘게 실시되지 않았다.

북한 도발에 대해 ‘즉강끝’(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을 강조해 온 점으로 볼 때 곧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군이 ‘일단 멈춤’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는 북한에 더 큰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도 육상 완충구역에선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하지 않고 있어 한국군이 먼저 재개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등 두 개의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데다 오는 11월 대선 국면을 앞두고 국제적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한편 대남 위협 발언 수위도 높이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적대국이라고 헌법에 명기하고 전쟁 불사론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 위협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에 치명적 공격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기고문에서 “올해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남북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연평도·철원·파주에 사는 주민들은 지난 25일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접경지역에서 부쩍 늘어난 양쪽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한국군은 ‘각 군의 자체 계획에 따라’ 훈련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등 훈련 재개는 향후 북한의 도발 상황을 보면서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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