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사과 대신 블랙사파이어”…기후변화 대비 나선다

윤희일 선임기자

재배지 북상·과수화상병에 ‘대표 생산지 위상’ 흔들

지속가능 농가 소득 위해 체리·레드향 등 전환 유도

군, 기후변화 대응 대체작물 육성에 20억 투입키로

충남 예산지역에서 재배되는 사과. 경향신문 자료사진

충남 예산지역에서 재배되는 사과. 경향신문 자료사진

충남 예산은 국내 사과 생산지를 대표하는 곳 중 하나다. ‘예산 사과’의 명성은 아직도 높다. 하지만, 기후변화 속에 사과 재배 적지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예산 사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예산군은 기후변화와 과일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재배 과수를 사과에서 블랙사파이어(길쭉한 모양의 씨 없는 포도)·체리 등 아열대 과수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예산군 관계자는 “기후변화 속에 농가의 지속가능한 소득원을 확보하기 위해 신소득 유망작물을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과를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최근 사과나무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피해를 줄여보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재배된 블랙사파이어. 제주도 제공

제주도에서 재배된 블랙사파이어. 제주도 제공

예산군이 사과에서 작목을 전환하기로 한 품목은 블랙사파이어, 체리, 만감류(감귤나무 품종과 당귤나무 품종을 교배해 새로 만든 감귤류. 레드향·천혜향·한라봉 등이 이에 해당함) 등이다.

군은 사과 과수원에서 이들 작물로 전환하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군은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비 가림 재배 시설, 방조망, 방풍망, 방충망, 묘목구입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군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작물을 육성하는 등의 사업에 2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한 지원 신청 접수는 2월 16일까지 예산능금농협에서 받는다.

예산군 관계자는 “과수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아열대 과수 등 신품종으로 작목을 전환함으로써 고소득 생산기반을 조성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유망 품목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농업인의 소득 기반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는 ‘호냉성(好冷性) 과수’로 일컬어진다. 사과나무는 서늘한 곳에서 잘 자란다는 의미다. 그동안에는 예산·대구·충주 등이 사과의 주산지였지만, 온난화로 한반도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사과 재배지가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경기도 가평·연천, 강원도 홍천·양구 등의 사과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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