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ELS 판매 잠정 중단···홍콩H지수 손실 사태 여파

최희진 기자
서울 시내에 은행 입출금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은행 입출금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모든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 데 이어, 해당 결정을 모든 ELS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30일 내부 회의를 거쳐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오후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어 다음달 5일부터 ELS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에 주로 편입되는 S&P500,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가 10년 새 최고점을 형성했다”며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취급 상품을 능동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ELS를 ELT와 ELF의 형태로 판매 중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ELS 판매를 잠정 중단했고,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홍콩H지수 ELS의 손실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ELS 판매와 관련한 방침이 나오면 그에 맞춰 내부 정책을 정비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ELS 판매를 잠정 중단한 것은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 있다. 2021년 상반기 판매해 올해 만기가 돌아온 홍콩H지수 ELS는 기초 자산인 홍콩H지수가 크게 하락해 50%가량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은행이 고위험 상품인 ELS를 판매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 제기가 지속하는 데다 최근 S&P500, 닛케이225 등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해외 주요 지수가 고점을 찍자 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은행권은 2021년 상반기 홍콩H지수가 고점을 찍었다는 논란 속에서도 ELS를 판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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