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빠진 ‘한강 리버버스’ 10월 첫 운행…출·퇴근 활용도는 ‘글쎄’

김원진 기자    유경선 기자
오는 10월부터 한강을 따라 서울 마곡~잠실 사이를 운항할 예정인 리버버스 조감도. 서울시 제공

오는 10월부터 한강을 따라 서울 마곡~잠실 사이를 운항할 예정인 리버버스 조감도. 서울시 제공

오는 10월 한강을 따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오가는 리버버스 운행이 시작된다. 마곡~잠실 전체 일반노선이 총 75분, 마곡~잠실 급행은 54분이 걸린다.

서울 동서방향 출·퇴근길에 새로운 친환경 대중교통 선택지를 추가한다는 구상이지만 한강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두 차례 이상 환승해야 하는 불편 등으로 효용성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1일 서울시가 공개한 ‘한강 리버버스’ 운행안을 보면,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로 이어지는 노선은 강남과 강북을 지그재그 형태로 오간다. 7개 정류장을 모두 거치는 일반노선은 총 75분, 마곡~여의도~잠실만 다니는 급행노선은 54분이 소요된다.

출근(평일 오전 6시30분~9시)과 퇴근(오후 6시~8시30분) 시간대 리버버스 배차는 15분 간격으로 이뤄진다. 그 외 시간대와 주말·공휴일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이용요금은 광역버스 기본요금에 맞춰 3000원으로 책정됐다. 리버버스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도 6만5000원에 출시한다.

오세훈 시장은 “리버버스까지 상용화되면 상당한 교통 측면에서의 대혁신이 이뤄지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올 10월부터 운행할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 운행 개요. | 서울시 제공

올 10월부터 운행할 예정인 한강 리버버스 운행 개요. | 서울시 제공

하지만 출퇴근 수단으로 시민들이 리버버스를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선착장까지 접근하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노선 정류소를 한강 변으로 조정해 연계하고, 따릉이 집중 배치로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출·퇴근길 2번 이상 교통수단을 갈아타게 돼 획기적인 시간 단축은 어렵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유럽과 달리 강변 근처에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배에서 내려 직장까지 또 한참 이동을 해야 한다”며 “두 번 이상 환승을 하면 승객들의 저항감이 커지는 것도 리버버스 이용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특히 직장인들은 정시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수상 교통수단의 특성상 폭우와 한파 등 기상 영향에 따른 변수도 있다. 여의도 직장인 강윤철씨(34)는 “특히 출근 시간은 분·초를 다투는데 여러 번 환승을 할 때 정시성을 얼마나 보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곡~잠실을 출퇴근하는 김승현씨(40)는 “9호선이 사람이 많긴 하지만 마곡에서 잠실까지 환승 1번에 1시간 안팎이 걸린다”며 “직장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하철보다 20분 이상 느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하루 1000만명의 출·퇴근길 대중교통 수요 가운데 리버버스 인원을 2000~3000명, 0.01∼0.02% 수준으로 예측했다. 대중교통과 관광 비율은 2 대 8 정도 될 전망이다.

특히 당초 리버버스는 김포골드라인의 포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김포~여의도 30분’을 내새우며 수도권 광역교통 대체수단으로 추진됐으나 해당 노선은 정작 예산 문제와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초기 운행지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김포 노선이 내후년 정도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 수요 분산이 목적이라면 지하철 증차와 버스 노선 조정과 확대, 출·퇴근 시간 조정 등 대체수단을 확충하는 게 더 낫다는 시각도 있다. 망원동에 여의도로 출근했던 김상빈씨(34)는 “망원·합정~여의도 구간 교통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버스 노선 개편 등으로 이동 편의를 개선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직장인 구성연씨(35)는 “출퇴근 혼잡도 개선은 출퇴근 시간에 시차를 두는 방법도 있다”며 “세금을 덜 들이는 대안도 있는 것 같은데, 효율적인 선택지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포 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 김대훈 운영위원장은 “김포 시민 중 리버버스 도입을 기다리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사업안이 공개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의견 수렴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준 김포 경실련 사무국장은 “김포 시민의 편의성이 증진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사업”이라며 “시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환경친화적 교통수단이 아니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보전해야 할 습지인 밤섬뿐 아니라 뚝섬~옥수 구간 사이에도 철새보호구역이 있다”며 “시속 37㎞인 리버버스의 평균 속도는 철새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밤섬 등을 지날 때는 속도를 줄이고, 소음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운항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오 시장은 “수상 관광 활성화를 통해 서울의 매력과 경쟁요소가 또 하나 추가되며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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