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를 형기가 끝나도 무기한 수감시킬 수 있는 법안이 싱가포르에서 통과됐다.
6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의회는 전날 ‘공공보호강화선고’(Sepp) 도입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Sepp는 살인미수, 과실치사, 성폭행,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등 중대한 성범죄·폭력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21세 이상 범죄자 중 재범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Sepp에 해당하는 범죄자는 5∼20년간 수감되며, 형기를 마쳐도 자동으로 석방되지 않는다. 사회에 복귀해도 더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아야 풀려날 수 있다. 형기 이후에는 매년 평가를 거쳐 석방 여부가 결정되기에 사실상 무기한 수감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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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달 “타인에게 심각한 신체적·성적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한 범죄자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왔다”며 Sepp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범죄자가 석방 이후 다른 사람에게 계속해서 실질적인 위험을 야기한다면, 풀려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법원은 향후 중범죄를 저지른 피고의 유죄를 인정하면, 일반적인 징역형과 Sepp 중 무엇이 적합한지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다만 당국은 Sepp가 적용될 사건은 연간 30건 미만일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는 기물 파손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범죄에도 태형 등 엄격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 박용하 기자 yong14h@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