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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기야

입력 2024.02.07 20:15

[임의진의 시골편지] 이러기야

그 가을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갔나. 꿈 찾아 가버린 기러기 말고 이곳에 눌러사는 ‘이러기’가 있지. 사람들은 오늘도 ‘일억이야’ 로또를 사고, 기러기야 말고 ‘이러기야’, 해찰하고 한눈팔면서 알콩달콩 살아간다. 희망이 어떤 경우 망상, 욕심일 때도 있겠으나 로또 한 장 사며 ‘일억이야’ 꿈꾸면서 웃고, 서민들은 그래 커피값 무서워 별다방 못 가니까(?) 식당에 딸린 자판기 커피에 흡족한 미소. 지갑에 접어 간직한 일억의 꿈은 마술사의 마법이 필요해라.

입춘 소식. 산골짝에는 ‘는개’가 가득 뿌려졌어. 는개 덕분에 흙냄새가 폴폴 나누나. 일찍 집에 가겠다니 ‘이러기야?’ 하면서 소매를 끄는 친구를 뿌리쳤다. 목덜미 후드티로 는개를 피하면서 우편함을 뒤졌지. 글쟁이 문우의 신간을 받는 재미가 쏠쏠해. 누런 봉투에 담긴 책 냄새도 좋아라. 까마득한 옛적 일, 책을 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책방주인 대통령이라도 있어 빛 광자를 내주지도 않았다. 딴엔 시인이라지만 시집조차 없어 녹색연합 출판사에서 재생 종이에다 찍어준 시집 한 권, 아직도 재고가 남아 미안해라.

습관처럼 시를 쓰긴 하는데, 언젠가 찻집에서 냅킨에 끄적인 시. 물을 엎질러 ‘배래버렸다’. 정말 이러기야? 그 꼬락서니조차 지질하고 속상했다. 시집이 되지 못하고, 훌쩍 시집을 가버린 시.

“눈사람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았다/ 눈에 관한 음반을 사두었다가/ 참고 기다린 후 눈 오는 날 듣는다고 했다// 비에 관한 음반을 사두었다가/ 비 오는 날 듣는다고 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당신에게서 더 들을 말이,/ 더 들은 다른 말이 기억나지 않았다//…” 주문진이 고향인 권현형 시인의 <아마도 빛은 위로>란 신간에 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인의 시 소재가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기야? 응 그냥 이러고 살래. 봄장마에 들을 음반 하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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