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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 “한국 현장실습제도, ILO 협약 위반 우려”

입력 2024.02.16 18:26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이 지난해 10월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남 여수 요트업체 현장실습 중 요트 바닥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숨진 고 홍정운 학생을 추모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이 지난해 10월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남 여수 요트업체 현장실습 중 요트 바닥 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숨진 고 홍정운 학생을 추모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8세 미만 청소년을 위험한 노동에 노출시킬 수 있는 한국의 현장실습제도 및 일·학습 병행제도가 국제노동기구(ILO) 138호 협약 위반 우려가 있다는 ILO 전문가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국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현장실습생에 대한 안전조치와 훈련·감독의 부재를 ILO 협약 이행의 관점에서 지적한 첫 사례다.

ILO 협약·권고 적용에 따른 전문가위원회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행 현장실습제도 및 일·학습 병행제도가 ILO 138호 협약 위반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ILO 138호 협약 3조는 청소년의 건강·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의 경우 취업 최저연령을 18세로 정하고 있다. 다만 건강·안전·도적의 완전한 보호, 충분하고 구체적인 직업훈련, 노사 단체와의 협의 등 세 가지 전제조건 충족 시 예외적으로 16세 이상 청소년 취업을 허용한다.

전문가위원회는 “한국에서 도제제도나 직업훈련 참여 최저연령이 16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장실습생은 일반적으로 고용 및 노동에 진입할 수 있는 최소연령은 초과하는 것”이라면서도 “현장실습생에 대한 안전 보장 및 충분한 훈련 감독의 부재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위원회는 18세 미만의 현장실습생이 위험한 종류의 일(근로기준법 65조상 18세 미만 금지 직종)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16세 이상 현장실습생이 도제훈련 또는 직업훈련 과정에서 위험한 일을 할 경우 건강·안전·도덕의 완전한 보호 등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될 때만 한국 정부가 이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정부는 16세 이상 청소년 취업에 대해 “협약 6조에 따르면 일반학교, 직업·기술 학교나 훈련기관이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학생들은 협약 적용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위원회는 “협약 3조 요건은 직업훈련 또는 도제제도 참여자를 포함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적용된다”며 한국 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전문가위원회는 협약과 관련 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위원회는 “16~18세 청소년을 안전 및 훈련 조건을 준수하지 않고 고용하거나 18세 미만 청소년을 근로기준법 65조상 금지된 위험한 일에 고용할 경우 경고·지도를 넘어 처벌을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2022년 9월 전문가위원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현장실습제도 및 일·학습 병행제도가 실습생들에게 배움·기술을 제공하기보다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조기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또 실습생들이 안전하지 않은 노동조건에서 일하지만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 6건, 2020년 5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18세 미만 채용 금지 직종으로 명시된 작업에 18세 미만 청소년을 투입해 요트 정박장에서 잠수작업을 하던 청소년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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