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관광 캐릭터 ‘워디’. 충남문화관광재단 제공
충청도 사투리를 이용해 만든 공공브랜드가 뜨고 있다. 충청권의 지자체나 기관 등이 친근하고 정감 있는 충청도 사투리를 이용한 공공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충청권의 이런 노력은 다른 지역의 공공브랜드 네이밍(이름짓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충청남도가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걷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걷쥬’의 첫 화면. 걷쥬 애플리케이션 캡처
충남문화관광재단은 충남지역 풍부한 관광자원을 널리 알리기 위한 캐릭터 2개를 만든 뒤 그중 하나에 ‘워디’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18일 밝혔다. ‘워디’라는 명칭은 표준어인 ‘어디’의 충청도 사투리다. 이기진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본부장은 “충남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활기차게 여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충남도는 걷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뒤 ‘걷쥬’라는 이름을 붙였다. 걷기를 권유하는 뜻의 충청도 사투리인 ‘걷쥬’는 도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충남소방본부가 추진하는 ‘가치가유 충남119’ 프로그램 포스터.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소방본부는 하루에 119원씩 한 달에 3570원을 모은 뒤 재난 및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전달하는 ‘희망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여기에 ‘가치가유 충남119’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치가유’는 ‘같이 가요’를 의미하는 충청도 사투리다.
대전시는 2008년 공영자전거를 도입하면서 거기에 ‘타슈’라는 이름을 붙였다. ‘타슈’는 ‘타세요’의 충청도 사투리다.

대전시 공영자전거 ‘타슈’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초기화면. ‘타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캡처
타슈의 등장 이후 전국에서 사투리를 공공브랜드로 쓰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타슈가 나온 뒤 광주의 공영자전거 이름은 지역 사투리인 ‘타랑께’로, 부산 기장군의 공영자전거 이름은 지역 사투리 ‘타반나’로 각각 지어졌다. 기장군은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버스가 찾아오는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버스의 이름도 ‘타바라’라는 지역 사투리로 만들었다.

충남 서산시가 최근 SNS에 올린 ‘서산 사투리’ 홍보물. 서산시 SNS 캡처
이런 가운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고유 사투리를 지켜나가면서, 다른 지역 사람에게까지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충남 서산시는 충청도 사투리의 원형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 사투리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 재미있는 지역 사투리와 그 의미를 시가 운영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속해서 올리고 있다. 일종의 ‘지역 사투리 교육’에 나선 것이다.
서산시는 지역 사투리와 표준어, 사투리를 써서 만든 문장의 예를 카드 뉴스 형태의 홍보물을 만들어 SNS에 올리고 있다.
‘서산 사투리 한 번 알아봐유~’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6일 올린 홍보물에는 ‘가장자리’를 뜻하는 ‘가뗑이’, ‘먼지’를 의미하는 ‘탑세기’, ‘밉살맞다’라는 뜻을 가진 ‘미깔맞다’ 등이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