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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파기’도 거론된…이준석·이낙연, 총선 지휘권 충돌

입력 2024.02.19 17:16

수정 2024.02.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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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김종인 끌고 오려고 통합파기 기획”

이준석 “탈당 의원 생기면 국고보조금 반납”

새로운미래 20일 통합 유지 여부 밝히기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아닉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오른쪽)와 아닉연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개혁신당 내부 주도권 다툼으로 제3지대 통합이 일주일여만에 어그러질 위기에 처했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기존 개혁신당 세력이 사실상 총선 지휘 전권을 행사하게 되면서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 세력이 반발하고 있다. 양향자(한국의희망), 금태섭(새로운선택), 조응천·이원욱(원칙과상식) 등 나머지 세력들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전권을 부여하는데 찬성하면서 새로운미래가 고립된 형국이다.

개혁신당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준석 공동대표가 김만흠·김용남 공동 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총선 캠페인과 정책을 결정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기로 의결했다. 사실상 기존 개혁신당 세력에게 총선 관련 전권을 부여한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견이 있으니 이준석 공동대표는 관훈토론회를 가고 나머지 사람들이 남아서 토론해보자. 오후에 회의를 해서라도 조정해보자”고 제안했으나 표결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표결 전에 격앙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 최고위원은 “어떤 민주정당에서 최고위에서 정책 검토도 안 해보고 개인에게 다 위임하나”라며 “전두환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 다 위임해달라며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미래는 “이준석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미래는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이는 2월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은 지난 9일 제3지대 통합신당 합당 합의문에서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새로운미래는 제3지대 통합 무산까지도 열어두며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책임위원회의를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중간에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가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기자들과 티타임에서 ‘이낙연과 김종민이 (개혁신당을) 그만두면 천하람, 이원욱을 최고위원으로 임명하겠다. 김종인 전 위원장을 찾아가서 전권을 주고 공천관리위원장을 바치겠다 읍소하겠다’고 했다고 한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사실상 김종인 전 위원장을 끌고 오기 위해 이낙연 대표를 몰아내야 한다는 의도로 최고위에서 비민주적 안건을 강행했다”고 했다.

새로운미래는 이준석 대표가 ‘총선 캠페인’이라는 두루뭉술한 용어를 쓴 데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캠페인에 공천 등의 권한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로운미래 인사는 통화에서 “선거 캠페인이면 홍보, 선거 기획, 공천 이런 게 모두 다 포함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해서 당명도 양보했는데 새로운미래가 다 양보하란 뜻이냐”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도 기자들에게 “(이낙연 공동대표는) 가서 유세만 하고 돌아다니란 거냐”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미래는 이날 밤까지 비공개 회의를 이어간 뒤 20일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원욱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이 의원은 통합을 깨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깨는 것이 아니라 이준석 대표가 깨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 그 행동을 멈춰야 통합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새로운미래 측에서 오늘 최고위 표결에 불응하기 위한 비난성 발언을 하는 것에 대응하지 않겠다. 민망하다”고 대응했다. 그는 또한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 전액을 반납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앞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새로운미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공동대표는 최고위 의결에 대해 “이번 표결의 취지는 속도감과 의외성을 살리자는 취지로 상호보완적으로 선택한 것이지, 제가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해서 이낙연 대표 의사를 무시하고 추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을 향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표결을 하게 된 것”이라며 “표결 결과에 따라주시는 것이 합리적인 자세”라고 말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날 바로 전국민 출산휴가 급여제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책 결정 전권 위임에 대해 “지난 대선 당시 59초 쇼츠 공약들이 원희룡 당시 (국민의힘 대선 캠프) 정책본부장과 당대표였던 저의 전결로 처리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조응천 의원도 “지금은 선거 50일 남은 전시 상황”이라며 “몽골 기병식으로 가야 된다”고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기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내홍은 가치와 이념, 노선이 다른 세력들이 무작정 통합하면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내재적 한계로 평가된다. 당직자 인선 문제, 경상보조금 6억원 용처 문제 등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향후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공천 국면이 본격화되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새로운미래도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 있다. 개혁신당에 잔류하자니 이준석 공동대표 측 세력에 끌려가는 모양새라 실리가 없고, 이탈하면 세력이 급속히 약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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