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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장관 사저 앞에 무슨 일이…시위대 “학살 방조를 멈춰라”

입력 2024.02.20 15:26

시위 방식 두고 논란도

“1만4000명의 가자 아이들을 죽인 것은 정당방위가 아니다. 제노사이드를 중단하라.”

‘미국 대통령의 날’인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 있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저 앞 도로변에서 예닐곱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외쳤다. ‘지금 당장 가자에서 완전한 휴전을’ ‘어린이들을 죽이는 것을 멈춰라’ 등의 푯말을 든 이들은 블링컨 장관의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오전 10시 무렵 블링컨 장관이 탑승한 검은색 차량과 경호 차량이 자택 문을 나섰다. 붉은 빛깔 용액으로 가득 찬 플라스틱 우유통을 손에 든 시위대는 곧바로 차량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통을 높이 기울여 부었다. 이미 뻘겋게 물든 도로 위에 또 다시 붉은색 액체가 뿌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아티파는 국무장관의 자택 앞에서 이같은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전쟁으로 희생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를 기억하자는 의미”라며 “블링컨의 정책과 그가 이스라엘에 보낼 무기 구매를 위해 승인한 돈이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서안지구에 남아있는 가족들도 위험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서머는 “우리는 즉각적인 휴전, 그리고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을 원한다. 전쟁은 (하마스가 기습공격한) 10월7일이 아니라 75년 전 시작됐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근교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사저 앞에서 ‘휴전 촉구’ ‘학살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근교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사저 앞에서 ‘휴전 촉구’ ‘학살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이날로 25일째를 맞은 집회 참여자들 일부는 블링컨 장관이 사저를 드나들 때마다 시위를 벌이기 위해 아예 갓길에 천막을 설치하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주변을 지나는 차량 몇몇 대는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의 자택과 시위대 사이에는 80m도 되지 않는 좁은 1차선 도로가 사실상 전부이다. 시위대는 블링컨 장관을 원색 비난하는 내용의 “테러리스트 토니 (블링컨)” “베이비 킬러” “제노사이드부 장관”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당신은 제노사이드를 저지르고 있고, 당신 손에는 피가 묻어있다” 등 전쟁의 책임을 블링컨 장관에게 돌리는 구호도 등장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근교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저 앞에서 시위대가 블링컨 장관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가자 도로 위에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 액체를 뿌리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근교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저 앞에서 시위대가 블링컨 장관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가자 도로 위에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 액체를 뿌리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이들의 시위 방식을 놓고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링컨의 어린 자녀들에게 소리지르는 것은 가자의 어린이들을 돕지 못한다”면서 시위대가 정부 고위직이나 연방의원, 연방대법관의 사저 앞에 나타나는 것이 워싱턴의 ‘아름답지 못한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쇼핑몰 같은 밀집지역에서 요구 사항을 널리 알리는 시위를 벌였지만, 최근에는 화제성이나 소셜미디어상 파급력을 고려해 유력 인사의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일이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아티파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블링컨의 아이들이 지나갈 때는 붉은색 액체를 뿌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왜 가자의 아이들은 신경쓰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한 달 가까이 시위가 계속되면서 경찰은 경비 태세를 강화했고, 취재진의 바리케이드 구역 접근도 철저히 통제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을 비난하는 것도 모자라 그의 부인인 에반 라이언 백악관 내각 담당 비서를 가리켜 “미세스 제노사이드”라고 외치는 시위대에 ‘입틀막’ 진압은 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사저 앞에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금 당장 가자에 휴전을’ ‘라파에서 손을 떼라’ ‘제노사이드 자금 지원을 멈춰라’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사저 앞에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금 당장 가자에 휴전을’ ‘라파에서 손을 떼라’ ‘제노사이드 자금 지원을 멈춰라’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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