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살아나나···기업들 올들어 회사채 10조원 순발행

권정혁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 이후로 한동안 위축됐던 회사채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우량채뿐만 아니라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까지 ‘완판’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적금 대비 높은 수익을 노린 ‘채권 개미’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올해 회사채 순발행액은 10조77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8조4134억원)보다 1조600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순발행액은 총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액수다. 올해 회사채 총 발행액은 21조7139억원이다.

발행된 회사채는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국투자증권(신용등급 AA)은 목표 발행액(1500억원)의 10배가 넘는 1조551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KT(신용등급 AAA) 회사채에도 당초 2000억원을 모집했으나 9배를 웃도는 1조8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앞서 당초 8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던 LG에너지솔루션(AA0)은 수요예측에서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 발행액을 1조6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5조6100억원은 역대 회사채 수요예측으로 최대 매수주문 기록이다.

AA~AAA급 우량채가 흥행을 이끌자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도 동반 흥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BBB+)는 500억원 모집에 248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는 연중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기관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늘렸고 개인 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으면서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은 회사채로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회사채는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높지만 대부분이 예적금 대비 수익률이 높다. 올해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표면금리는 AJ네트웍스·두산퓨얼셀 등 5%대부터 콘텐트리중앙 등 7%대까지 존재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경제지표 발표 시마다 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가 반복되겠지만, 금리 인하의 방향성 자체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채권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크레딧 스프레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크레딧 스프레드 0.669%포인트로, 0.8%포인트대였던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기업의 신용 위험이 낮아져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서 빚어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 불안감이 아직 잔존해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발 불안감의 영향권 내에 있는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대해 아직까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안 되는 기업들은 대출로 충분한 자금조달이 되지 않거나 기존의 대출 상환을 못 하면 자금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SK증권 제공 사진 크게보기

크레딧 스프레드 추이. SK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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