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경선 결정 뒤집고 단수 확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중, 화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천 관련 기자회견 모습이 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친문재인(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 공천 배제(컷오프)를 확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홍영표 의원에게 경선 기회라도 줘야 시스템 공천’이라고 지적했으나 이 대표를 비롯한 친이재명(친명)계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출마하는 서울 동작을에는 영입 인재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 공천했다. 이 지역 현역 이수진 의원은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탈당했다. 당 최고위원회는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 단수 공천을 뒤집고 경선 결정을 내린 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 재심위원회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책위의장인 이 의원은 단수 공천을 확정받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인 2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이런 내용이 포함된 의결 사항을 설명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홍영표 의원 컷오프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토론이 있었다”며 “결론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원안대로 의결이 됐다”고 말했다. 전략공관위는 지난달 28일 인천 부평을을 영입 인재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친명계 이동주 의원(비례) 간의 경선 지역으로 정하면서 홍 의원을 컷오프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홍영표 의원 컷오프가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 “홍 의원은 경선만 하면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를 공관위 측에 전달했는데도 컷오프시켰다”며 “홍 의원은 하위 10%에 들어가기 때문에 30%의 감산을 받고 경선한다면 같이 경쟁하는 분들이 신인이어서 10%의 가산점을 받고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의원을 탈락시키더라도 경선에 적용되는 감점을 통해 탈락시키는 것이 시스템 공천이라는 취지다.
권 수석대변인은 최고위가 재심위의 경선 결정을 뒤집고 이개호 의원의 단수 공천 결정을 확정한 데 대해선 “오랜 토론과 격론이 있었다”며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 정책위의장 당직을 맡은 점을 고려해 단수 공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서울 은평을 지역 출마를 허용한 것과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이 지역 현역 강병원 의원은 현직 강원도당위원장이 강원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도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위원장 출마를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재심위의 결정은 보고건으로서 최고위가 의결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재심위 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컷오프 관련 논의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임 전 실장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최고위원직 사의를 표명한 고민정 최고위원은 회의에 불참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심야 최고위원회를 열었는데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반발했다.
최고위는 이날 류삼영 전 총경 외에 부산 북구을의 정명희 전 북구청장, 인천 서구갑의 현 지역구 의원인 김교흥 의원, 인천 서구을의 이용우 직장갑질 119 창립멤버, 경기 평택을의 이병진 평택대 교수의 공천을 확정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는 현역 서동용 의원을 컷오프했다. 대신 여성 몫으로 권향엽 전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당 지도부는 비이재명(비명)계 신동근 의원의 지역구를 인천 서구을에서 신설된 서구병 지역으로 옮겨 경선하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인천 서구병에서 신 의원과 비례대표 허숙정 의원, 이재명 대표 비서실 차장 출신인 모경종 예비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경선(국민 참여 경선)하도록 했다.
선거구 획정으로 일부 선거구가 변경되는 경기 안산을 지역에서는 현 안산상록을 현역 의원인 김철민 의원과 안산단원갑 현역인 고영인 의원, 김현 전 의원이 국민참여경선을 치른다. 고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최고위에서 제게 원래 지역구를 떠나 옆 지역구 안산을에서 전략경선을 하라 한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저를 공천 컷오프시켰다”고 반발했다.
윤관석 의원의 탈당으로 전략지역으로 선정된 인천 남동을에서는 애초 이병래·배태준 후보 간 경선을 치르게 돼 있었으나, 영입 인재 13호인 이훈기 전 iTV 기자를 포함해 국민참여경선으로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현역 양기대 의원과 영입 인재인 김남희 변호사가 경선하기로 한 경기 광명을에서는 100% 국민 경선을 치르기로 했으나 최고위에서 이를 국민 참여 경선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