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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길 개방

입력 2024.03.04 18:11

수정 2024.03.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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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우이령길이 전면 개방된 4일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관계자들이 예약탐방제 대신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산 우이령길이 전면 개방된 4일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관계자들이 예약탐방제 대신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이령길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한강·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인 한북정맥 끝자락에 위치한 4.46㎞ 고갯길이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나누며 드물게 자연 생태계가 제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양주·파주 주민들이 서울(우이동)을 오가던 작은 지름길이었다가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폭 4~6m 작전도로로 넓혀졌다.

우이령길이 주목받은 건 1968년 1·21사태 때 ‘김신조 루트’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이후 우이령길은 2009년 7월10일 인원을 제한한 생태탐방로로 부분 개방될 때까지 41년간 출입이 통제된 금단의 땅이었다. 인간 발길이 닿지 않으면서 생태계가 자연 그대로 숨쉬었다. 우이령길은 자연 환경의 보전과 활용 가치가 부딪치는 상징적 공간인 셈이다.

4일부터 우이령길이 평일엔 전면 개방됐다. 지난달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에서 ‘산지 이용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반대로, 환경 훼손 우려도 크다. 환경단체들은 3차례 민관협의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음에도 규제 완화 압박에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한다.

우이령길은 생태적 가치가 큰 곳이다. 북한산·도봉산의 숨통이자 야생 동식물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삵·까막딱따구리 등 발견된 멸종위기동물이 10종을 넘고, 식물도 북한산 전체의 36%인 256종이 관찰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보고서에 따르면 우이령길은 “북한산국립공원 내에서 가장 국립공원다운 공간”이다.

하지만 예약탐방제하에서도 인간의 발길을 탄 흔적들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우이령길의 생물상을 관찰한 공동연구진은 외래식물 양다래(키위)가 자생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양다래 외에 미국쑥부쟁이 등 외래식물들은 탐방로를 중심으로 자라고 있었다. 탐방객이 버린 씨앗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자연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보전과의 균형이 중요하다. 한번 깨어진 자연의 균형을 되돌리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작용은 결국 미래세대 몫이 된다. 전면 개방은 그 점에서 우려스럽다. 현재의 시간을 사는 정책결정권자들에게 보전과 활용 사이 깊은 고민이 부족해 보여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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