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내 경선 득표율도 안 가르쳐 줘···시험 답안지 감추나”

김윤나영 기자

“감산 30% 없었으면 1차에 끝

1차에 과반 한 것은 분명하다”

당내서도 “비상식적” 비판 나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경선에서 최초로 결선투표를 도입하면서 1차 득표율을 경선 후보자들에게도 공개하지 않아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투명성의 결여가 공천 결과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인 경선을 치르고 결선투표를 앞둔 박용진 의원은 7일 YTN 라디오에서 “(당 선관위가) 어제 경선 결과에 대해 투표율, 득표율 등 수치를 하나도 안 가르쳐줬다”며 “학생이 자기 성적을 통보받았는데 시험 답안지를 안 보여주고 감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3인 경선지역 중 일부는 1차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치르도록 했다. 박 의원은 전날 서울 강북을에서 3인 경선을 한 결과 정봉주 전 의원과 결선을 치르게 됐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통보받아 경선 점수에서 30%가 감산된다.

박 의원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경선 점수를 당사자들에게도 안 가르쳐준 이유에 대해 “만일 제가 1차에 60%를 얻어버렸으면 결선을 할 필요가 없으니 가르쳐줄 수 없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제가 감산 30%가 없었으면 1차에 (경선이) 끝났다. 1차에 제가 과반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경선 점수에서 30%가 감산되기 때문에 결선투표에서 59% 이상을 득표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박 의원은 “프랑스 대선을 보나 결선투표 어디를 보나 1차 투표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결과를) 공개한 뒤 2차 투표에 들어가게 하는데 저는 (비공개 결정이) 이해가 안 되고 당헌·당규에도 없는 규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현역 하위 20% 평가를 통보한 의원들에게도 평가 근거 열람을 불허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홍익표 원내대표에게 하위 20% 당사자들에게 평가 근거 열람을 약속했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논란이 된 바 있다. 박 의원은 “학생이 자기 성적을 통보받았는데 시험 답안지를 안 보여주고 감춘다. 전혀 이유를 모른다”며 “(하위 10% 평가에 대한) 재심을 신청했는데 (기각이라는) 문자 하나 달랑 온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결선투표를 도입할 때부터 우려가 나왔다. 민주당 당규에는 ‘경선 후보자의 수가 3인 이상인 경우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결선투표 또는 선호투표 등의 방법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지금까지 결선투표가 실시된 적은 없다. 당 지도부가 원칙과 기준 없이 결선투표 지역을 자의적으로 정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비명계 의원을 겨냥해 결선투표를 도입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당내에서는 경선 참여 당사자에게도 본인 득표율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경선 참여) 당사자들이 자기 점수를 모르고 승복할 수 있겠나”라며 “상식적으로 보면 당사자들한테는 당연히 알려주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차 개표 결과 비공개는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박 의원뿐 아니라 지금까지 결선투표가 있었던 3인 경선 지역들의 모든 후보에게 1차 개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1차 경선 결과가 유출되면 밴드왜건(편승) 효과가 일어나거나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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