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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지구를 지키는 ‘1.5도’

입력 2024.03.10 21:41

수정 2024.03.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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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열이 나서 힘들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생기게 된다. 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와 몸을 공격할 때, 이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38도 이상 열이 올라가면 아이들이 많이 힘겨워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 아이를 키울 때에는 체온이 37.5도만 넘어서도, 행여나 38도가 되지 않을까 긴장해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우리의 평소 체온이 36.5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1.5도의 차이는 아이와 부모에게 심각한 상황을 인식하게 하는 기준인 셈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지구의 온도는 어떠할까. 여러 조사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기간인 1850~1900년에 비해 2011~2020년의 지표면 온도는 1도가 넘게 상승했다고 한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도 올라간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구와 인간이 함께한 역사의 긴 시간을 생각해 볼 때 이는 상당히 단기간에 열이 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올해 1월에 국제사회에서 발표된 수치에서는 1.2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를 지나는 동안에도 지구에 열이 나는 증세는 계속돼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에 세계 곳곳에서 폭염으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시기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표현인 ‘온난화(warming)’ 대신 ‘열대화(boiling)’라는 단어로 심각한 상황을 묘사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온도 제한선을 1.5도로 정했다. 이는 인류의 생존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높아져서는 안 된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지구 기온이 이미 1.5도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는 기관들도 있다. 이러한 수치의 차이는 기준치인 1800년대 말 지구 기온을 추정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난화 궤적의 추세가 계속 올라가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온난화 현상의 주요 원인은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탄소 화합물인 이산화탄소, 메탄, 과불화탄소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체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등도 포함된다. 그리고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과학기술 분야 연구 및 개발은 대부분 이러한 온실가스를 없애거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 및 사용 측면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 및 저장하는 기술, 전기차를 선두로 전기추진 선박까지 이어지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이동 수단들의 전동화 기술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 사고나 화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전력기기의 절연체로 주로 사용돼 온 육불화항은 이산화탄소보다 2만배나 강력한 온난화 영향 지수에도 불구하고 절연 성능이 매우 좋아서 50년 넘게 사용돼 왔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은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함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절연가스와 적용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과 도전들이 계속돼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속도를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다. 1.5도는 인간의 삶과 지구 생태계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이 체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처럼, 우리 모두에게 1.5도는 중요한 숫자가 돼야 한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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