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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려 사퇴한 황상무, 이종섭은 바로 경질하라

입력 2024.03.20 19:49

수정 2024.03.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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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연단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연단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20일 사퇴했다. 언론을 향해 ‘회칼 테러’를 언급한 지 엿새 만이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방산 협력 대상국 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이르면 21일 귀국한다고 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황 수석의 사퇴는 당연할 뿐 아니라 오히려 늦었다. 기자들을 상대로 ‘회칼 테러’ 겁박을 한 것은 권위주의 시대에나 통할 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 시민이건 언론이건 모두 입을 틀어막겠다는 ‘입틀막 정권’의 본질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황 수석은 네 줄짜리 면피성 사과문을 내고 버텼지만 결국 여론에 등 떠밀려 늑장 사퇴했다. 사퇴 과정도 개운치 않다. 윤 대통령은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이 아니라 책임을 물어 진즉에 경질했어야 했다.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대통령은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통령실은 “언론사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본 적이 없다”지만, 국민들은 대통령실이 MBC 등 언론 장악을 위해 골몰해온 것을 똑똑히 지켜봐왔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호주 등 주요 방산 협력 대상 6개국 대사가 참석하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다고 한다. 이 회의는 개최 일정이 이날 확정됐다고 한다. 방산 협력이 시급한 현안이 아닌데도 주재국 대사들을 서울로 불러 별도 회의를 하는 것은 이 대사의 귀국 구실을 만들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대사 문제는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출국금지 상태인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내보낸 그 자체가 사안의 본질이다. 정부는 공수처 약식 조사를 이유로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대사는 신임장 사본을 들고 현지로 갔다. ‘뭐가 그리 급했길래 피의자를 빼돌렸냐’는 국민적 의구심과 공분이 커진 이유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공수처에 대해 “수사권 남용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조사하라”며 압박했다. 이 대사에 대한 수사 절차와 기간은 독립기관인 공수처가 제반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일이지, 대통령실이 다그칠 일이 아니다. 대통령실이 공수처의 직무에 관여하는 것은 공수처법 위반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 귀국으로 민심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사태를 수습하는 근본 해법은 윤 대통령이 이 대사를 즉각 경질하고, 제대로 수사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민심에 귀 기울이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오만·불통·무책임으로 점철된 국정기조를 성찰하고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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