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웃기고 울리고 다 한다···EPL로 간 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웃기고 울리고 다 한다···EPL로 간 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

입력 2024.03.23 08:00

미국의 대학 미식축구 감독이었던 테드 래소(제이슨 서데이키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전통있는 클럽인 리치몬드의 감독으로 스카웃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미국의 대학 미식축구 감독이었던 테드 래소(제이슨 서데이키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전통있는 클럽인 리치몬드의 감독으로 스카웃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오마주]웃기고 울리고 다 한다···EPL로 간 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모두가 좋다고 입을 모으는 영화·드라마일수록 손이 안 가는 경우가 제법 있지 않나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 때문인지, 청개구리 심보 때문인지 몰라도요. 제게도 그런 작품이 몇 있습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테드 래소>는 그 중 하나였습니다. 온갖 상을 휩쓴 이 시리즈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왜인지 시청을 미뤄왔습니다. 축구라는 소재에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난 주말 별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다 정주행하고 말았습니다.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버렸는데요. 이번주 ‘오마주’는 저와 같은 청개구리들을 위해 써봅니다.

<테드 래소>는 미국의 대학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제이슨 서데이키스)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유서 깊은 클럽 리치몬드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됩니다. 말도 안 되는 스카웃의 배경엔 리치몬드 구단주 레베카(한나 와딩햄)가 있습니다. 레베카는 자신을 떠난 전 남편에게 복수를 하려고 테드를 데려왔는데요. 전 남편이 사랑하는 구단을 철저히 망가뜨리려는 계획이었죠.

레베카의 기대대로 테드는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초짜입니다. 오프사이드 같은 기본적인 룰조차 그에겐 생소합니다. 하지만 테드는 ‘무한 긍정’의 사나이입니다. 자신을 향한 선수들의 불신도, 언론과 대중의 조롱도 기꺼이 이겨내보려 합니다.

축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감독을 불신하던 선수들은 테드의 진심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축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감독을 불신하던 선수들은 테드의 진심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애플TV플러스 제공

감독을 불신한 것은 리치몬드의 오랜 팬들도 마찬가지. 테드의 가장 큰 적이었던 이들은 결국 테드의 응원군이자 친구가 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

감독을 불신한 것은 리치몬드의 오랜 팬들도 마찬가지. 테드의 가장 큰 적이었던 이들은 결국 테드의 응원군이자 친구가 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드라마는 스포츠 드라마의 클리셰를 적극 활용해 초반부를 끌고 나갑니다. 실력은 있지만 천방지축인 젊은 선수, 노련하지만 꼬장꼬장한 노장 선수가 등장합니다. 개별적으로는 기량이 나쁘지 않지만 단합이 안되니 모아놓으면 오합지졸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클럽 리치몬드가 고전하는 것도 그래서죠.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와 구단 사람들은 테드의 에너지에 감화돼 하나가 되기 시작합니다.

축구를 전면에 내세우긴 하지만 축구 드라마로서의 쾌감은 약한 편입니다. 축구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을 뿐더러, 축구 팬이라면 오히려 거슬릴 장면이 적지 않습니다. 미식 축구 전술을 축구에 적용해 성공한다는 식의 엉뚱한 전개도 자주 나오고요.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장점이 많습니다. 일단 웃깁니다. 작품 전체에 유머가 짙게 깔려있는데 그 타율이 매우 높습니다. 시리즈의 유머 코드에 한 번 ‘저격’ 당하면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뛰어난 것은 현대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탁월하게 다루는 데 있습니다. 카메라는 걱정 없이 해맑게만 보이던 테드의 마음 속 어두운 구석을 비춥니다. 그 안에는 불안과 우울, 자기 혐오가 있습니다. 마음이 아픈 것이 테드 뿐일까요.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는 자신 만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테드를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의 상처를 사려 깊은 방식으로 보듬습니다. 배꼽 잡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시청자는 어느새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2020년 8월 처음 공개된 드라마가 팬데믹 시기 우울에 빠진 전 세계인을 위로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지난해 5월 시즌 3를 끝으로 시리즈는 막을 내렸습니다. 한 시즌 당 10~12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에피소드 당 길이는 짧게는 30분 길게는 80분입니다. 한 번에 몰아보기도, 곶감처럼 한 개씩 빼먹기도 좋겠습니다.

‘꽉 찬 육각형’ 지수 ★★★★★ 혼자 웃기고 울리고 다 한다

‘몰라봐서 미안해’ 지수 ★★★★★ 왜 이제야 봤을까, 진작 볼 걸!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아니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구독 취소하기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보기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