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시간 발열’ 콘크리트 개발 성공

이정호 기자

미국 드렉셀대, 파라핀 섞어 실험

영하 날씨에도 5~12도 유지 확인

제설작업 없이도 눈 녹이는 효과

미국 드렉셀대 연구진이 최근 액체 파라핀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가 열을 발산한다는 점을 야외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가장 왼쪽은 보통 콘크리트, 가운데와 가장 오른쪽 콘크리트는 액체 파라핀이 섞인 콘크리트다. 드렉셀대 제공

미국 드렉셀대 연구진이 최근 액체 파라핀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가 열을 발산한다는 점을 야외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가장 왼쪽은 보통 콘크리트, 가운데와 가장 오른쪽 콘크리트는 액체 파라핀이 섞인 콘크리트다. 드렉셀대 제공

날씨가 추워지면 최대 10시간 동안 스스로 열을 내는 콘크리트 도로를 건설할 기술이 개발됐다. 제설 작업 없이도 눈을 녹이고, 노면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아 도로가 파손되는 일도 줄일 수 있다.

미국 드렉셀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인 시빌 엔지니어링’을 통해 날씨가 추워지면 스스로 열을 발산하는 콘크리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런 특수한 콘크리트를 만든 비결은 ‘액체 파라핀’이다. 석유의 부산물인 액체 파라핀은 상온에서 물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다 온도가 내려가 4~5도에 이르면 고체로 변하면서 열을 방출하기 시작한다. 이런 액체 파라핀을 콘크리트 속에 섞어 넣은 것이다.

연구진은 액체 파라핀을 섞은 콘크리트를 가로·세로 76㎝짜리 틀에 넣어 굳힌 뒤 2021년 12월부터 2년간 대학 내 야외 공간에 노출시켰다.

드렉셀대는 미국에서도 비교적 날씨가 추운 펜실베이니아에 소재한다. 실험을 진행하는 2년 동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32번 있었고, 눈이 2.5㎝ 이상 쌓이는 일도 5번 있었다. 연구진은 콘크리트의 온도 변화를 열 센서로 확인했다.

분석 결과, 액체 파라핀을 섞은 콘크리트가 야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때 최대 10시간 동안 5~12도로 표면 온도를 유지하는 점이 확인됐다. 액체 파라핀이 고체로 변하면서 발열을 한 것이다. 온도가 영상으로 유지된 만큼 당연히 눈을 녹이는 효과도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콘크리트로 만든 도로 내구성을 지킬 것으로 기대했다. 액체 파라핀이 고체로 변할 때 생기는 열을 이용해 겨울철 콘크리트 도로를 비교적 따뜻하게 데우면 노면이 추위 때문에 극단적으로 수축하는 일을 줄일 수 있어서다.

콘크리트는 추울 때 수축하고 날씨가 풀리면 팽창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도로에 피로도가 쌓이며 노면이 파손되기 쉽다. 도로 균열이 생길 수 있는 것인데, 주행하는 차량이 부서지거나 교통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진은 대학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기술을 쓰면 소금을 뿌리거나 삽으로 긁어내지 않아도 겨울철 도로에서 눈을 치울 수 있다”며 “향후 콘크리트 도로의 수명을 연장할 방법을 찾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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