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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증원’ 당정 엇박자, 이제 ‘의·윤 갈등’이 됐다

입력 2024.03.28 18:32

수정 2024.03.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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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못 박으면서 의대 교수들의 줄사표가 계속되고 있다. 여당 지휘부도 2000명은 열어놓고 협의하자고 말하지만, 윤 대통령은 빗장을 풀지 않는다. 당정 엇박자도 이쯤되면 ‘의·정 갈등’이 아니라 ‘의·윤 갈등’이라 할 만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의제를 배제하면 건설적인 대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2000명 증원은) 유연하게 열어둬야 해결점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시간 뒤 대통령실은 “지난 20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을 이미 완료했다”고 밝혔다. 증원 숫자 2000명은 불가침·불가역이라는 취지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장상윤 사회수석이 지난 18일 “(2000명 협의도) 오픈돼 있다”고 밝힌 다음날 “2000명은 최소치”라고 쐐기를 박았다.

의사단체는 ‘2000명 증원’을 못 박지 않아야 대화할 수 있다고 맞선다. 출구 없는 대치만 마냥 길어질 판이다. 2000명을 논외로 한 정부가 임시방편으로 내놓는 타개책도 겉돌긴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보건의료에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겠다”면서 의료계에 예산을 함께 논의하자는 당근을 제시했다. 국민 세금으로 편성할 보건 예산을 이해관계 당사자인 직역단체와 논의하겠다니, 납득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윤 대통령이 2000명 숫자에 대해 “어떤 나라도 (정부가 결정할 사안을) 의사단체와 협의해 결정한 선례가 없다”고 내세웠던 원칙과도 배치된다.

여당이 28일 간호사법을 발의한 것도 그렇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거부권 행사 이유로 삼은 “직역 간 과도한 갈등” 우려는 달라진 게 없다. 21대 국회 임기가 2개월밖에 남지 않아 총선용 시비도 제기된다. 간호사 자격·역할·처우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PA 간호사’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거부권 행사 1년도 안 돼 의료정책 기조를 바꿀 거면, 여권은 자초지종을 밝히고 사과한 뒤 책임 있게 입법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의료대란은 이제 경각에 처했다. 환자들은 의·정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걸 고대하고 있다. 지금 그 첫 돌파구를 윤 대통령이 막고 있는 것이다. 당정까지 말이 달라 국정 혼란만 키우니 누구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 강경파만 목소리 높이는 의료계도 통일된 대화 창구부터 마련하고, 의료 전문가로서 설득력 있는 증원안을 제시해야 한다. 의·정은 국민의 분노와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한 것도 지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의료진과 간담회를 시작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 한국병원을 방문해 병원 의료진과 간담회를 시작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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