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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서울 버스파업

입력 2024.03.28 18:43

수정 2024.03.2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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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지하철 여의도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4.3.28. 정지윤 선임기자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지하철 여의도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4.3.28. 정지윤 선임기자

버스와 지하철은 ‘시민의 발’로 불린다. 그만큼 공공성이 강하다. 대중교통에 택시를 포함하는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2년 11월22일 오전 7시부터 20분간 전국의 시내·시외버스가 운행을 멈췄을 때다. 그날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버스업체들이 운송 거부에 나섰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면 버스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한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대중교통법 개정은 무산됐다. 운송 거부를 주도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버스회사 사용자들의 단체이다. 자본가들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파업한 것이다.

교통은 인체의 혈관에 비유된다. 혈관이 막히면 몸에, 교통과 물류가 멈추면 나라에 사달이 난다. 이달 초 독일에서 철도기관사와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지상 직원들이 동시 파업을 벌여 철도·항공 교통이 마비됐다. 한국에선 대중교통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면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다’는 식의 비난이 가해진다. 그러나 파업권은 헌법상 권리이고, 사회구성원 대다수는 노동자다. 대중교통이라는 이유로 파업 자체를 죄악시하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언젠가 노동자인 자신에게 돌아온다.

서울시버스노조가 28일 오전 4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을 벌였다.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7210대(97.6%)가 운행을 멈췄다. 서울시는 오전 6시쯤 “시내버스 파업으로 통근, 통학의 불편이 예상된다. 도시철도, 무료 셔틀버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지만 파업 사실을 모르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이 많았다. 지하철은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교섭 상황과 파업 우려·대책을 전날 저녁에라도 알렸다면 혼란과 불편은 한결 덜했을 것이다. 지난해에만 버스회사들에 891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서울시가 사전에 노사를 중재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다행히 버스 노사가 이날 ‘임금 인상률 4.48%, 명절 수당 65만원’에 합의해 버스 운행은 재개됐다.

정부나 지자체가 사회적 갈등을 조율·조정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애꿏은 시민들의 몫이 된다. 지금 대화·출구 없이 길어지는 의료대란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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