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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피의자’ 이종섭 보호막 된 비정상 공관장회의

입력 2024.03.28 18:45

수정 2024.03.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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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귀국한 지 일주일 만인 28일 6개국 대사가 참석하는 ‘방위산업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열렸다. 정부가 예고한 회의 날짜보다 사흘 늦었다. 공동주최 부처 3곳 중 산업통상자원부·국방부 장관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차관을 대리참석시켰다가 뒤늦게 참석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 대사의 귀국 명분으로 급조한 ‘비정상 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의 ‘이종섭 구하기’는 무리수의 연속이다. 총선 악재를 피하려고 핵심 피의자를 호주대사로 임명해 야반도주식으로 출국시킨 것부터 문제였다. 도피성 출국에 민심이 들끓자 출국 11일 만에 불러들였다. 귀국용 알리바이로 머리를 쥐어짜낸 게 방산 회의였다. 회의에선 글로벌 방산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방산 수출 증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논의했다지만, 시급을 다투는 긴급 현안은 없었다. 누가 봐도 방산 회의가 아니라 ‘방탄 회의’였다. 정부는 여론이 신경쓰였다면 이 대사만 불러들이면 될 일이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주재 대사는 왜 들러리로 삼았는지 묻게 된다.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교를 함부로 취급하고, 나랏돈을 이렇게 마구 써도 되는가.

이 대사는 어떡하든 4·10 총선이 끝날 때까지 국내에서 버틸 태세다. 정부도 그 체류 명분을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월 초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회의 사전 조율도 그중 하나다. 주호주대사가 호주 당국과 협의하지 않고 국내에서 회의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이 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대하는 태도는 갈수록 가관이다. 이 대사는 지난 27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고 혐의를 반박하는 장문의 의견서를 냈다. 공수처는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 등이 불충분해 당분간 소환 조사가 어렵다고 밝혔는데도, 중대범죄 피의자가 감 놔라 배 놔라 압박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이 대사가 한국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외압 사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피의자 신분인 그가 호주로 복귀해 외교 활동을 한답시고 돌아다니는 것도 나라 망신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나와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대사를 해임하고 제대로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한국 외교의 추락한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더 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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