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SK온 부스 전경. SK온 제공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국내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은 잇달아 수주 소식을 알리며 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위기 국면을 지나 가파른 수요 회복과 함께 진정한 옥석을 가리는 단계가 오면 지금의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를 발판으로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 기업 삼기이브이는 2026년부터 5년 동안 SK온과 포드의 미국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에 배터리 핵심 부품인 엔드 케이스(END CASE)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645억원으로, 삼기이브이 연결 매출 기준 71%에 해당한다.
알루미늄 부품 소재 기업 알루코도 2026∼2030년 블루오벌SK에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을 공급하기로 했다. 거래 금액은 8000억원으로, 알루코 그룹 내 전체 배터리 소재 공급 계약 규모(1조5500억원) 중 약 51%를 이번 계약으로 확보했다.
엔드 케이스와 모듈케이스 프로텍트프레임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일종의 구조 장치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엘앤에프가 SK온과 대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 말까지로, 계약 금액만 13조원이 넘는다. 이는 엘앤에프 직전년도 매출액의 339.3% 규모다. 계약 물량은 전기차 300만대에 탑재 가능한 수준인 30만t이다.
이들 3곳 모두 SK온으로부터 대량 수주를 따낸 점이 눈에 띈다. 합산 계약 규모만 14조원이 넘는다.
SK온이 올 하반기로 예정된 블루오벌SK 공장 완공에 앞서 배터리 양산 시점까지 고려해 협력업체들과 선제적으로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배터리 업체들의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와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최근 사업재편 작업에 들어간 SK가 그룹 차원에서 SK온 등 배터리 계열사에 힘을 싣기로 결정하면서 SK온은 적자행진 속에서도 더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현재 가동 중인 미국 조지아 단독공장을 비롯해 포드, 현대차그룹과 함께 각각 건설 중인 합작공장이 올해와 내년 완공되면 북미에서만 18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