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자주 내리고 일조량 감소 탓
중도매값 작년보다 32.4% 올라
성주군 “이달부터 생산량 개선”
사과에 이어 참외의 생산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자주 내리고 일조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참외(상품) 10㎏ 중도매가격은 1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7만8520원과 비교하면 32.4%, 평년의 7만4507원보다 39.5%나 오른 가격이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참외값이 오른 이유는 수확량이 저조해서다. 경북도가 성주 지역 공판장 5곳의 참외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하순(21~25일) 25만7770㎏이 출하돼 최근 7년 평균인 47만2768㎏보다 45% 감소했다. 성주는 전국 참외 재배면적의 80%를 차지하는 곳이다.
생산량 감소는 사과 등과 마찬가지로 이상기후 탓이다. 성주지역의 지난 2월 강우일수는 12일로 전년동월의 2일보다 10일 늘었다. 강수량도 11.5㎜에서 105.5㎜로 9배 넘게 폭증했다. 비가 자주 내리며 일조시간은 205시간에서 127시간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일조시간은 섭씨 5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참외 특성상 가장 중요한 성장요소다. 최근 10년간 성주지역 일조시간은 227시간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참외는 2~7월 본격 수확된다”며 “2월 수확량이 평년보다 적어 원인을 알아보니 일조량 감소로 인한 피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성주·김천·고령·칠곡에서 4344농가, 1577㏊ 규모의 참외밭이 일조량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피해지역 대부분은 성주(3809농가·피해면적 1361㏊)에 몰려있다.
경북도는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업재해 복구비 지원을 건의하고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15일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업재해를 인정하고 국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농가는 올해 농사를 망칠까 걱정이 앞선다. 참외는 ‘1화방’이라고 불리는 첫 수확 이후 생육조건에 따라 4~5화방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30년째 참외 농사를 지어온 60대 안모씨는 “사람과 같이 참외도 성장기에 많은 영양분을 저장해야 이후에도 품질 좋은 참외가 많이 열린다”며 “생육조건이 워낙 나빠서 어떤 농가는 이제야 참외가 열린 곳도 있다. 발육상태가 좋지 못해 팔지 못하는 저급과 비율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저등급 참외 발생량은 46만1582㎏으로 전년의 13만4394㎏보다 2.4배 증가했다.
흉작으로 인한 손실도 막대하다. 예년과 같은 생산량을 고려해 계절근로자 등을 고용했지만 생산량이 줄어 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김모씨(50대)는 “오후에는 할 일이 없어 외국인노동자들과 모여 앉아 쉬고 있다”며 “평소 같으면 이맘때 참외 400~500상자 정도 나왔는데 지금은 250박스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참외 생산량 감소로 정부의 ‘사과값 잡기’가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참외는 딸기 등과 함께 사과 대체식품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달 “사과 수요가 3월말 이후 참외 등 다른 과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주군 관계자는 “이달부터 날씨가 더워지면서 참외 생산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소비자 가격인 소매가의 경우 정부의 할인 정책으로 참외값이 비싸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