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은 하면 안된다?…전남 첫 ‘예방 교육’ 조례 제정

강현석 기자

도의회 “청소년 즉흥적으로 새겼다 후회 많아”
교육청 “시대 안 맞고 학생 행복추구권 침해”

2021년 문신작가 한솔씨가 문신을 새기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

2021년 문신작가 한솔씨가 문신을 새기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

전남도의회가 학생들에게 문신 예방 교육을 하도록 하는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했다. 청소년기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문신하는 것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례가 개인의 선택이자 취향인 문신에 대해 학생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행복추구권과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전라남도교육청 문신 예방 교육 조례’가 본회를 통과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문신 예방 조례가 제정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조례는 교육감이 학생의 문신 방지와 문신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감은 매년 문신 예방 교육 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학생 문신 실태조사를 하고 매년 1회 이상 학교 교육과정에 문신 예방 교육을 편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조례는 전남도의원 47명이 공동으로 발의했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박문옥 도의원은 “청소년의 경우 즉흥적으로 문신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유행과 멋으로만 여겨질 문신에 대해 사전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례가 되레 문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례를 검토한 도의회 수석전문위원은 “조례는 호기심으로 무분별하게 문신을 새기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문신은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견으로 개인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도 조례가 학생들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교육청은 ‘조례안 검토 의견서’를 통해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학생들의 시대적 변화를 고려할 때 조례의 목적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은 또 문신을 금지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학생들이 새긴 문신을 ‘피해’라고 정의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해당 조례는 헌법에 규정된 ‘행복추구권’에 위배될 수 있으며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의료인이 시행하지 않는 문신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이를 합법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문신 시술을 비의료인에게도 개방하기 위해 지난달 ‘문신사 자격시험 및 보수교육 체계 개발과 관리 방안 마련 연구’를 발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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