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콩나물 한 봉지 들고 너에게 가기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콩나물 한 봉지 들고 너에게 가기

입력 2024.04.07 20:20

수정 2024.04.07 20:21

펼치기/접기
[詩想과 세상]콩나물 한 봉지 들고 너에게 가기
가령 이런 것

콩나물시루 지나는 물줄기 ― 붙잡으려는 ― 콩나물 줄기의 안간힘

물줄기 지나갈 때 솨아아 몸을 늘이는 ― 콩나물의 시간

닿을 길 없는 어여쁜 정념


다시 가령 이런 것

언제 다시 물이 지나갈지

물 주는 손의 마음까진 알 수 없는 의기소침

그래도 다시 물 지나갈 때 기다리며 ― 쌔근쌔근한 콩나물 하나씩에 든 여린 그리움

낭창하게 가늘은 목선의 짠함

짠해서 자꾸 놓치는 그래도 놓을 수 없는


물줄기 지나간다


다음 순간이 언제 올지 모르므로

생의 전부이듯 뿌리를 쭉 편다

아 ― 너를 붙잡고 싶어 요동치는

여리디여린 콩나물 몸속의 역동


받아, 이거 아삭아삭한 폭풍 한 봉지!

김선우(1970~)


콩나물에게는 “콩나물의 시간”이 있다. 시루 안에 빼곡하게 서서 물줄기를 기다리는 콩나물들의 싱싱한 생명력은 비좁은 집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 같다. 버스 안에 빽빽하게 선 채로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 새벽 저잣거리나 공판장에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살던 달동네의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골목길들, 그 모든 세계가 콩나물시루 안에 있다.

시루는 생명이 자라는 성스러운 곳. 콩나물에게는 작은 시루가 하나의 커다란 세계, 우주이자 생의 전부일 것이다. 시루 밖, 하늘을 향해 고개를 내미는 콩나물들의 기척이 들린다. 물줄기를 “붙잡으려는” 하얀 발뒤꿈치 같은 뿌리들을 따라가면 “어여쁜 정념”이 당신을 기다린다. 내일의 당신을 살려줄 이 “폭풍 한 봉지!”, 이 싱싱한 마음 한 봉지! 이 고요한 혁명 한 봉지!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