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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 없었다”…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입력 2024.04.08 06:00

수정 2024.04.08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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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 -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 서 있다. 전지현 기자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 서 있다. 전지현 기자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회색 바탕에 노란무늬가 들어간 등산 배낭이 보관돼 있다.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의 아버지 고 전종현씨가 10년 전 세월호에 메고 탄 배낭이다.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제주행 배편에 올랐던 아버지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43명 중 한 명이 됐다.

참사 초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단원고 학생 유족에 비해 덜했다. 유족끼리도 서로 몰랐다. 부친이 속했던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 환갑 여행 중이었던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 세월호 직원 일부를 제외하면 일면식이 없는 개인들이었다.

2014년 5월말에야 한 데 모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은 저마다 처지가 달랐다. 부모를 잃은 사람, 배우자를 잃은 사람, 형제를 잃은 사람들이었다. 전 위원장은 “유형이 제각각이라 분류가 안 될 정도였다”며 “엄마·아빠·형제를 잃은 어린아이도 있었다”고 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모두가 같았지만 긴 싸움에 나설 수 있는 이들과 그럴 수 없는 이들이 나뉘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 논의에서도 일반인 희생자 유족들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전 위원장은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을 대변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는 ‘국가가 참사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피해자의 슬픔’에 몰려든 온정이 ‘피해자의 권리’에 쏟아지는 냉소로 바뀌는 것도 목격했다. 당시 미국에 살던 전 위원장의 누나는 “국가의 책임은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왜 희생자 가족들이 끊임없이 피해회복을 요구해야 하나”라는 주변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전 위원장은 “참사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족 배·보상 문제를 두고 말이 많았다”며 “하도 험한 말을 많이 들어 웬만한 악성 댓글엔 눈도 깜짝 안 한다”고 말했다.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놓인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 아버지 고 전종현씨의 가방(좌). 전 위원장은 바다에서 유류품으로 발견된 가방을 직접 증류수에 여러 번 세척해 복원해 냈다. 전지현 기자 사진 크게보기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놓인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 아버지 고 전종현씨의 가방(좌). 전 위원장은 바다에서 유류품으로 발견된 가방을 직접 증류수에 여러 번 세척해 복원해 냈다. 전지현 기자

전 위원장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를 보고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이 지났는데 바뀐 게 없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전국 단위의 피해자, 단일하지 않은 유가족, 외롭고 긴 싸움….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들과 여러모로 닮아있었다. 전 위원장은 “세월호는 10년을 맞았는데 아직 책임자 처벌도, 진상규명도 제대로 안됐다”고 말했다.

쏜살같이 흘러온 10년이다. 전 위원장은 햇수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문제가 현재진행형인 유가족에게는 9년이든 10년이든 똑같다”며 “10주기가 지나도 우리에게 달라질 건 없다. 지금껏 해왔듯 진상규명에 힘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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