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에게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워 차기 대선 경쟁에서 배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 시장은 전날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이야 우리 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줬다”며 총선에서 패배한 한 전 위원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선거 중립의무가 있어서 선거를 도울 수가 없다”며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총선 참패의 원인이 한 전 위원장과 그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러 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해 그 막중한 총선을 치른 것”이라며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등을 역임했던 것을 겨냥해 “우리 측 인사들 수백 명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줄줄이 조사받고 자살하고 구속되는 망나니 칼춤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켜본 일이 있다”며 “문재인 정권하에서 그것을 주도한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들인 것 자체가 배알도 없는 정당이고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패배 후에도 차기 대선 주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에도 “(국민의힘에) 깜(냥)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 놀이 하다가 말아 먹었고 더 깜(냥)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홍 시장은 이날 “대선 경쟁자 운운하는 일부 무식한 기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망발도 가관”이라고 한 전 위원장은 애초에 경쟁자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