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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의 어린 학동이 심은 나무

입력 2024.04.15 20:40

수정 2024.04.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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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송곡서원 향나무

서산 송곡서원 향나무

서당에서 글공부하던 어린 학동이 심고,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지켜온 큰 나무가 있다. ‘서산 송곡서원 향나무’라는 이름의 한 쌍의 향나무다. 미끈한 나무줄기의 생김새에서부터 구불구불한 가지펼침까지 향나무 특유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근사한 나무다.

‘서원목’이라는 이름으로 우뚝 서 있는 나무 안쪽에는 ‘송곡서원’이라는 소박한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지만, 나무가 처음 뿌리내리던 시절에는 서원 대신 작은 서당이 있었고, 그 서당에 다니던 학동이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600년쯤 전에 있었던 이야기다.

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진 학동은 조선 단종 때의 선비 류윤(柳潤·?~1476)이다. 관련 기록이 안 남아 어린 시절의 류윤과 이 지역의 연관성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부모의 벼슬살이가 이 지역에서 이어졌거나 일가친척이 서산에 살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서원 건립은 류윤이 죽고 200년쯤 흐른 1694년(숙종 20년)이다. 서원 뒤편으로 소나무가 울창한 계곡이 이어져 ‘송곡’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류윤을 비롯해 이 지역의 위세를 높인 공을 세운 선비 9명을 배향했다.

한 쌍의 향나무는 긴 세월을 살아왔지만 건강한 수세를 유지하며 장엄한 생김새를 갖췄다. 두 나무 모두 나무높이 15m, 줄기둘레 3m의 큰 나무로 자랐다. 향나무로서는 나라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나무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충청남도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던 2010년 태풍 곤파스의 습격으로 큰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를 받았음에도 아름다운 생김새와 건강한 생육 상태를 잃지 않아 2018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위를 격상해 보호하게 됐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때에는 단종 폐위 뒤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류윤이 심은 나무라고 했지만, 류윤은 청주 지역으로 낙향해 은거했다는 게 더 널리 알려진 이야기여서 애매하다.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어린 류윤이 심은 나무라고 믿고 정성껏 지켜가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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