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인은 대통령실 소통 부족
당 대표 출마설엔 재차 선 그어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17일 자신이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젊은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에 여전히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김 당선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지지층에서 얼마나 간절하시면, 얼마나 위기의식을 느끼시면 30대 초선 김재섭을 당대표로까지 하마평을 올리시냐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제 의지와 뜻만으로는 지금 있는 여러 가지 난맥상들을 쉽게 풀 수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젊은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에 여전히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를 굉장히 잘 치렀다고 생각하고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이끈 당대표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지지층과 분란도 있었고 지지층에 상처를 준 일도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자신이 ‘제2의 이준석’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저는 제2의 이준석이 아니라 제1의 김재섭”이라며 “다른 사람이고 다른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당대표는 저에게 과분한 자리”라며 당 대표 출마설에 재차 선을 그었다.
김 당선인은 4·10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을 때 대통령께서 내놓았던 건 정말 소통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에서 벗어나서 용산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소통 면에서 국민이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못 미치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김 당선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전국 유세를 돌아다니면서 본인이 쓸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쓰려고 하는 모습들을 봤을 때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인가 싶다”며 “선거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보수 지지층 내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 유력하게 지지율 1위를 보여주는 것이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나서 황교안 대표가 말하자면 정치적으로 몰락 수순을 걸었던 것과 다르게 오히려 조금 더 한동훈 위원장에게 보수층들이 힘을 실어주려고 하는 것은 그런 노고들을 알기 때문”이라고 옹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차기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국민의 편에 서서 용산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의사가 없다면 비대위원장으로 누굴 세워서 약속대련을 한들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상대적으로 젊은 당선인들 그리고 수도권에서 이번에 죽다 살아난 분들은 지금 확고한 의사 표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젊은 당선인들이 당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