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걱정? 한국, 인플레이션이나 잡아라

김준 선임기자

한국 경제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어려움을 우려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라고 국제통화기금(IMF) 당국자가 진단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8일(현지시간)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의 통화 불일치가 제한적이고 인플레이션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성이 한국 경제에 큰 어려움을 제기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와 비교하면 한국은 환율이 너무 크게 움직이면 걱정해야 할 정도의 대차대조표 불일치가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통화 불일치(currency mismatch)는 외화부채와 외화자산 간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이 차이가 크면 환율 변동성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 있다.

예컨대 달러화 부채가 달러화 자산보다 훨씬 많은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등과 비교해 인플레이션이 덜 오르고 더 빨리 내려온 덕분에 긴축 정책을 일찍 종료했고, 이에 따라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8일 코코아 가격 급등을 이유로 다음 달 1일부터 가나초콜릿을 200원 올리는 등 17개 상품 평균 가격을 12% 인상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롯데웰푸드는 지난 18일 코코아 가격 급등을 이유로 다음 달 1일부터 가나초콜릿을 200원 올리는 등 17개 상품 평균 가격을 12% 인상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또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을 과도하게 신경 쓰기보다는 국내 상황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한국의 통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기 때문에 목표치로 내려올 때까지는 긴축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IMF는 올해 아태 지역 경제가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수출에서 긍정적인 동력이 예상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고가 반도체에 대한 강한 세계 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내수는 점진적으로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3%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률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2023년 5.2%, 2024년 4.6%, 2025년 4.1%로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경기의 둔화가 더 오래가면 아태 지역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 가격이 2023년 하반기에 떨어졌는데 이는 베트남과 한국처럼 중국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해 중국과 경쟁하는 국가들의 이익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뿐만 아니라 수출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oday`s HOT
러시아 공습, 지하철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시민들 프란치스코 교황과 팔레스타인 대통령의 만남 미국의 상점과 재단이 협력한 자원봉사 스페인 왕실의 이탈리아 방문
시리아의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 철권정치의 끝, 본국으로 돌아가는 시리아 난민들
인도 원주민 문화의 전통이 보이는 혼빌 페스티벌 영국 정부의 토지 상속세 규정에 반대하는 농부들
아티스트들이 선보인 SF 테마 디스플레이 과달루페 성모 축일 축제를 준비하는 순례자들 2034년 월드컵 개최 장소 사우디아라비아, 전시회를 열다. 자원봉사단 후원자 카밀라 여왕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모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