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에서 안 오른 건 라면사리뿐…민생은 뒷전인 불편한 만남 속 말없이 허기를 채운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금주의 B컷]메뉴판에서 안 오른 건 라면사리뿐…민생은 뒷전인 불편한 만남 속 말없이 허기를 채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이 열린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을 찾았다. 일부 상인은 뉴스전문채널을 켜놓고 영수회담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대다수 상인들은 TV를 꺼두거나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다.

이날 회담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개된 인사 장면과 발언 영상은 잠시 뒤 뉴스 속보로 방송됐다. 뉴스 패널들이 어떤 의제가 논의될 것인지, 영수회담의 의의는 무엇인지 등을 분석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한 앵글에 잡힌 영상을 찍는 동안 한 상인이 물었다. “도대체 뭘 찍는 거예요?” 지나가던 시민과 주변 상인들도 호기심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곧 “아~, 그게 오늘이었지. 둘이 만난다고 했어”, “시장에서 (관심있게) 보냐를 알아보려고 왔나 보네”하며 저마다 말을 보탠다.

윤 대통령 취임 720일째인 이날 열린 영수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135분간의 회담이 끝난 뒤 대통령실은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고, 민주당은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진을 찍던 식당의 TV에는 회담 관련 뉴스속보가 흘러나왔지만, 손님들은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하던 식사를 계속했다.


Today`s HOT
이란-타지키스탄 공화국 대통령의 만남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기념과 희생자 추모식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진 겨울 산불 주간 청중의 날, 서커스 공연을 보는 교황
악천후 속 준비하는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발사 산불 피해 학생들, 타 학교로 이동하다.
암 치료 받은 케이트 공주, 병원에서 환자들과 소통하다. 모잠비크 다니엘 샤푸 대통령 취임식
콜롬비아의 높은 섬유 수요, 공장에서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 산불 진압, 복구에 노력하는 소방 대원들 이스라엘-가자 휴전 협상과 인질 석방 촉구 시위 네팔의 전통적인 브라타반다 성인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