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2일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야당을 규탄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은 3일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 처리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에 “합의정신에 반한다”고 비판했고, 특검법에 대해선 “절차적으로 미성숙”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쌓으려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하는 모습이다.
전날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송석준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채 상병 특검법은 아직 여야 합의가 안 된 상태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상정하는 것은 여야 협의 정신에 반하고 국민들 보기에 상당히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당연히 거부돼야 된다”고 했다. 응답자 중 67%가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찬성했다는 전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본질이 너무나 왜곡되게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이번에 김진표 의장은 박지원 당선인로부터 아주 모멸감 있는 그런 육성욕을 들었지 않았나. 개XX. 그런 얘기를 듣고 나서 바로 이렇게 처리하는 걸 보고 참 의장으로서의 의사 진행이 상당히 부족 하지 않느냐”라고 김 의장을 겨눴다. 그는 특검법에 대해 “정말 국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하는데, (야당이) 자기들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나면 정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반대했다.
국회의장을 압박하는 민주당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있었다. 최형두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을 압박하는, 민주당 내에서의 의회 정치에 반한 사태가 겹치면서 어제 굉장히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 벌어진 것 같다”고 했다.
수도권에 출마했던 인사들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당 주류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채 상병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점을 들어 특검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윤상현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채 상병 특검은) 특검이 되기에는 아직 절차적으로 미성숙”이라고 했다. 당내 3040 총선 후보 모임인 ‘첫목회’ 소속인 박상수 인천서갑 조직위원장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공수처가 수사를 안 하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속도를 높이는 이 상황에서는 왜 이러는가”라고 지적했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없애는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정훈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거부권 여부를 떠나 비록 본회의는 통과됐지만 지금이라도 여야가 이태원특별법처럼 독소조항을 빼고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