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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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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게임 세상]효율성이 높아지면 더 적게 일할 수 있는가

입력 2024.05.05 20:17

수정 2024.05.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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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특정 분야에서의 업무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킨다. 여기에 이견은 없다. 나만 해도, 이전에는 10시간 남짓 걸렸던 개발 프로젝트를 여러 AI 개발 도구와 함께 하니 한두 시간 만에 뚝딱 완성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전에는 인터뷰 녹취록을 푸는 데에만 수어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지금은 네이버 클로바노트를 사용해 그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했다. 이제는 클로바노트로 녹취록의 초안을 만든 후 틀린 부분만 검수하면 되니 훨씬 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 효율성의 증대가 곧 노동량의 절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AI 서비스를 이용하여 절약한 시간만큼, 그 빈자리에 다른 노동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MIT 경영대학원의 한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이 곧 실제로 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it’s also unclear whether being more productive means you actually get a break)”고 답한 바 있다.

주변의 테크 업계 종사자들도 비슷한 하소연을 하곤 한다. AI를 도입함에 따라 업무 효율이 올라간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업무량이 줄어든 건 아니라고 말이다. 때로 어떤 사람들은 업무량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인이 근무하던 회사에서는 AI 업무 도구를 도입하면서, 본래 확정되어 있던 신규 인원 채용 계획을 취소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두 명의 개발자가 필요했던 프로젝트에 이제 개발자 한 명과 유료 AI 서비스만을 투입한 것이다. 아무리 AI를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들, 이전에 두 명이 하던 일을 한 명에게 시키면 결국 남아있는 사람은 과로할 수밖에 없다.

은행 콜센터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에서는 AI 솔루션을 도입함에 따라 콜수가 줄어들었으니 콜센터 노동자들이 일하는 기존 콜센터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대한 콜센터 노동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이후 KB국민은행은 전원 고용 승계하기로 입장을 바꾸었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AI가 도입됨에 따라 콜센터 노동자들의 업무는 더 많아지고, 강도도 세졌다고 한다. AI 콜센터와 통화하던 고객들이 AI의 잘못된 응대로 화가 나 상담원들에게 항의하는 사례가 잇따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상담원들은 AI 콜센터의 답변을 정정하는 등의 피드백 업무마저 떠안았다. AI를 도입했어도 하루 200건 이상 콜을 받는 등 콜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기실 AI로 인한 노동 문제는 복합적이다. AI로 인해 노동자가 해고되는 문제도 중요하고, 또 한편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의 일터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업무가 과중해지는 현상 또한 면밀하게 파악되어야 한다. 가까이에서 봤을 때 AI는 무척 효율적인 도구다. 그러나 그러한 효율성으로 인해 더 적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일하게 된다면, 이 기술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이익이란 대체 무엇인 걸까.

AI 기술 그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기술로 인한 이득이 어디로 수렴되는지를, 나아가 이 기술의 사회적 파급력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지금 상황에서는, AI를 쓴다고 해서(심지어 AI를 개발하는 이들조차) 이전보다 덜 일하는 것도, 더 쉬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득을 얻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건 기존 직장이 이미 안정적이거나 자신의 사업체를 직접 꾸리는 이들에 다름 아닐 것이다. 전문 인력이든 아니든, 고용 형태나 직무에 따라 누군가는 더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물어야 한다. AI 기술이 노동에서 사람을 해방시켜 주는 게 맞느냐고. 혹은 그 해방이 해고의 다른 말인 건 아니냐고 말이다.

조경숙 IT 칼럼니스트

조경숙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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