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벗어났는데 “스트라이크”? 심판을 심판해야…MLB의 고뇌

심진용 기자

올 4월까지 5000건 이상 ‘오심’

주심의 공 판정 정확도 92.4%

ESPN “결국 답은 ABS 도입”

17㎝ 벗어났는데 “스트라이크”? 심판을 심판해야…MLB의 고뇌

ESPN은 메이저리그(MLB) 2024년 4월을 ‘심판의 달’로 명명했다. 오심으로 인해 심판이 야구 경기의 주인공이 된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헌터 웬델스테트 주심은 관중의 욕설을 문제 삼아 애꿎은 에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을 퇴장시켰다. 같은 달 29일 밀워키와 뉴욕 양키스 심판진은 양키스 에런 저지의 송구 방해를 잡아내지 못했다.

MLB 최악의 심판으로 이름 높은 앙헬 에르난데스(사진)는 명불허전이었다. 지난달 13일 휴스턴과 텍사스 경기에 주심으로 나선 에르난데스는 형편없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양 팀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MLB 심판들의 볼·스트라이크 판정 정확성과 일관성 자료를 수치화해 제공하는 ‘엄파이어 오디터’는 “6.78인치(약 17㎝)나 벗어난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고 에르난데스를 꼬집었다.

ESPN은 스포츠통계 전문매체 트루미디어 자료를 인용해 올 시즌 현재까지 MLB 주심들의 볼·스트라이크 판정 정확도는 92.4%라고 전했다. 공 100개 중 8개는 오심이라는 이야기다. 그나마 개선된 수치다. 2008시즌 정확도는 84.4%였다. 최근 4년간 정확도는 92% 수준에 머물고 있다.

ESPN은 올해 4월까지 5000건 이상 볼·스트라이크 오심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MVP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는 벌써 4차례 오심으로 삼진을 당했다. ESPN은 “이런 문제는 결국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SPN은 스포츠업계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궁극적으로는 메이저리그도 ABS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KBO처럼 전적으로 ABS에 판정을 맡기는 대신 선수들에게 판정 번복을 요구할 수 있는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MLB는 이미 ABS를 도입해 운용 중인 KBO 사례 또한 주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ABS 찬성파’로 꼽히는 염경엽 LG 감독도 5일 비로 취소된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반기 끝나고 감독자 회의로 상의를 해야 하겠지만 하이 볼은 조금 낮춰야 할 것 같다”며 “칠 수 있는 볼이 스트라이크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7㎝ 벗어났는데 “스트라이크”? 심판을 심판해야…MLB의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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