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이정후, 부상 복귀전서 홈런성 타구 잡다 어깨 탈구
2018년에도 수술받은 부위…같은 날 김하성도 부상 교체 ‘경미’
펜스 충돌로 불의의 부상을 입은 이정후의 상태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까지 점쳐진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을 마치고 이정후의 상태에 대해 처음에는 ‘관절 분리(separated shoulder)’라고 설명했다가, 이후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라고 정정했다. 부상 증세가 훨씬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관절 분리’의 경우 몇주 정도 재활이 필요하지만, ‘어깨 탈구’는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까지 갈 수 있다.
비근한 사례가 보스턴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다. 스토리는 지난달 6일 LA에인절스전 수비 도중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으러 몸을 날렸다가 왼쪽 어깨를 다쳤다.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며, 회복까지 6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사실상 시즌 아웃 선언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오러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전에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1회초 첫 이닝부터 상대 타자의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 뛰어올랐다가 펜스와 강하게 충돌했다. 이정후는 왼쪽 어깨를 부여잡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연속안타를 치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던 중 연달아 나온 부상이다. 지난 9일까지 이정후는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렸다. 그 기간 29타수 9안타, 타율 0.310을 기록했다. 그러나 9일 마지막 타석에서 이정후는 파울 타구에 왼쪽 발등을 강하게 맞았고, 통증이 이어지면서 3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러다 4경기 만의 복귀전 첫 이닝 수비부터 더 큰 부상이라는 예기치 못한 불운을 떠안았다.
왼쪽 어깨는 과거 이정후가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한 부위라 더 우려스럽다. 넥센(현 키움) 소속이던 2018년 10월, 이정후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수비 중 타구를 잡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교체됐다. 부상 여파로 이정후는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2019시즌 개막전부터 출장했다. 그해 이정후는 타율 0.336 등 빼어난 활약으로 2년 연속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다만 2018년 당시가 정규시즌 종료 후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나온 부상이라면, 이번 부상은 정규시즌 초반부에 나왔다. 리그 적응 중이던 이정후에게 부상 결장이 길어지면 아쉬움은 더욱 크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렇잖아도 빈약한 타격에 야수들의 부상까지 줄 잇고 있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마이클 콘포토, 호르헤 솔레어, 톰 머피, 닉 아메드, 오스틴 슬레이터에 이어 이번 한 주 동안 6번째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될 야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코리안리거 김하성(28·샌디에이고)도 이날 부상으로 교체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홈에서 열린 LA다저스전 9번 타자로 출장해 4회 1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워커뷸러의 152㎞ 싱커에 왼쪽 손등을 맞았다. 김하성은 1루까지 걸어나갔고, 이닝을 마쳤지만 5회초 시작과 함께 경기에서 빠졌다. 골절 등 장기 부상이 우려됐지만, 경기 후 엑스레이 촬영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