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140여곳 비상…미국·멕시코 하늘까지 매케한 연기

최서은 기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최악의 산불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캐나다에서 올해도 사흘째 걷잡을 수 없이 산불이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서부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는 100건 이상, 앨버타주에서는 4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다른 대형 산불도 동쪽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최소 20만㏊(2000㎢)에 이른다. 산불이 인접한 지역들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미 집에서 대피했다. 산불로 인해 일부 지역의 병원과 도로도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윈 마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비상관리장관은 이날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앞으로 예보에 큰 강수가 없고 언제든 강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이 지역에 평소보다 눈이 적게 내렸으며 여러 해 동안 지속된 가뭄과 더운 날씨로 화재 발발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산불이 뿜어내는 연기도 심각한 상황이다. 앨버타주 주도인 에드먼턴에서는 위험한 대기질로 인해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당국은 앨버타주와 그 주변 지역에 대기질 경보를 내렸다.

산불 연기는 캐나다를 넘어 인접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 지역에도 대기질 경보가 내려졌다. 미국 대기질 정보제공 사이트 ‘에어나우’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 경계지의 지난 주말 대기질은 가장 위험한 단계의 경보인 ‘코드 퍼플’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네소타 북서부 지역에서도 12일 ‘코드 퍼플’까지 올랐다가 건강에 위험한 수준을 알리는 ‘코드 레드’로 떨어졌다.

소량의 연기는 높은 고도에서 부는 제트기류를 타고 미국 동부 해안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앞으로 2∼3일 동안 흐린 하늘과 매캐한 연기 냄새는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중서부 북쪽 지역, 오대호 지역으로 계속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산불은 캐나다뿐 아니라 멕시코에서도 발생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거대한 연기 기둥은 텍사스주 남단과 남쪽 걸프주, 플로리다주까지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지난해에도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어 약 1800만㏊, 남한 면적의 1.8배가 불에 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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