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식료품 주가에 ‘훈풍’

김경민 기자

K뷰티·K푸드 ‘열풍’에 수출 호조…실적 개선 기대감 확산

필수소비재 지수 한 달간 12%↑
금융·자동차·반도체보다 높아

대표적인 필수소비재(비내구재)인 화장품과 식료품 기업의 주가가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K뷰티’ ‘K푸드’ 열풍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특히 식료품주는 외식물가 부담으로 저렴한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한 영향을 받은 만큼 인플레이션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식료품과 화장품 주요 기업이 포함된 KRX필수소비재300 지수는 12.1% 올랐다. 이는 금융, 자동차, 반도체를 포함한 전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화장품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32.7%), LG생활건강(27.5%)은 물론 클리오와 코스맥스 등 중소형 및 주문자생산(ODM·OEM) 업체도 20% 넘게 주가가 올랐다. 식료품 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양식품(44%) 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수출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영향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3조1490억원)로 동기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53%에 달하던 대중 수출 비중(26.6%)이 낮아진 반면 미국·일본·베트남 등 110개국에서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하며 수출 다변화에 성공했다.

식료품주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분기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한 2억6800만달러(3670억원)를 기록했다. 외식비와 농수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식품에 소비자의 발길이 몰린 것이다. 밀 등 국제 곡물 가격도 1년간 하락해 원가 부담도 줄었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화장품주는 핵심 시장인 중국의 소비 회복 여부가 아직은 불확실하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의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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