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가나” 지적 쏟아진 서울시의회 해외연수

고희진 기자

심사위 회의록 보니

상임위 대다수 이달 출국
튀르키예 의료 시설 시찰엔
“한국 의료 최고인데 왜?”

총선 후 전국에서 시군구 의회 공무국외활동(해외연수)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유성 출장’이라는 뭇매를 맞으며 일부 의원들의 자성도 있었으나 관광지 중심 일정에선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15일 경향신문이 지난달 열린 서울시의회 공무국외활동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했다. 시의회 10개 상임위는 대부분 이달 해외연수를 진행 중이다. 회의록을 보면 관행적인 연수 일정이 ‘관광 출장’으로 비칠 수 있다는 고민만 있을 뿐 계획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시의회 기획경제위는 16~23일 6박8일 일정으로 의원 11명, 직원 4명이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한다. 기본 예산이 4400만원인데, 소요 예산은 약 7000만원으로 개인 비용을 부담하는 일정이다.

이에 대해 심사위에서 “국민 세금에 자기 돈을 붙여 놀러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고, 순수한 공무국외활동이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해당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은 “예산 범위에서 간다면 늘 갔던 나라를 또 가고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 심사위원은 “미담으로, 사비까지 내면서 시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위원들과 관련해 미리 홍보하고 보도자료를 내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의원 12명과 직원 4명이 12~20일, 7박9일로 독일을 방문하는 교통위 연수에 대해 한 심사위원은 “지난해에는 스웨덴, 핀란드를 다녀왔다. 매년 좋은 곳만 다니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건넸다.

보건복지위는 지난 6~13일, 5박8일간 의원 8명과 직원 4명이 튀르키예를 찾았다. 복지와 여성·가족 공공건강 서비스 체계를 비교하는 시찰 등이 목적이었다. 심사위에서 “한국 의료가 세계적인 수준인데 공공의료 분야에서 배울 게 있는가. 너무 관광지 위주로 일정이 짜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여성박물관 방문 일정에 대해선 “외유성으로 비칠까 걱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9~16일, 6박8일간 의원 12명 등이 헝가리와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는 도시계획균형위는 연수 경험을 청년 정책 입안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심사위가 “서울만 니트족이 7만명이다. 현지 상황이 한국의 문제와 유사성이 있는가. 인구 5만명인 도시(부다페스트)에서 대도시 서울이 배울 것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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