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 성명서로 ‘이의 제기’
내달 6일 연례 총회 투표로 결정
20개 구단 중 14팀 찬성 땐 폐지
오심을 줄이자며 도입된 비디오판독(VAR) 제도의 폐지 여부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투표로 결정한다.
EPL 구단 울버햄프턴이 16일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다음달 6일 연례 총회에서 VAR 폐지 안건에 대해 투표를 한다고 BBC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울버햄프턴은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며 도입된 VAR이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VAR 도입에도 오심이 계속 나오면서 심판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떨어지고, 긴 판독 시간으로 경기 진행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울버햄프턴은 2019~2020시즌 EPL에 VAR이 도입된 이후 이에 따른 판정 번복으로 가장 많이 손해를 본 구단이다. VAR로 오프사이드, 반칙 등이 지적되면서 17골이 취소됐다. 그다음으로 골을 많이 취소당한 아스널(7골)보다 10골이 더 많다.
반면 VAR 덕은 못 봤다. 지난해 8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른 원정 경기에서는 상대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의 반칙 이후 VAR실 요청에 따른 온필드 리뷰에도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0-1로 졌다. 잉글랜드 프로경기 심판기구(PGMOL)는 이에 대해 사과했다.
다음달 총회에서 EPL 전체 20개 구단 중 14개 팀 이상이 찬성하면 VAR은 폐지된다. 다만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기술(SAOT) 도입 등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세계적인 추세와 역행하는 것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 울버햄프턴의 문제 제기는 EPL 구단들이 다음 시즌 SAOT 도입을 의결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 구단들은 SAOT 도입 이후 심판이 해당 판정에 대해 현장에서 설명하는 방안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EPL 경기에서 판정의 정확도는 VAR 도입 전 82%에서 이번 시즌 96%로 높아졌다. PGMOL과 프리미어리그에 따르면 VAR 오류도 지난 시즌 같은 기간 38건에서 이번 시즌에는 29건으로 줄어들었다.
VAR 폐지 여부를 두고 투표를 한 리그는 EPL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프랑스 리그앙 클럽 브레스트가 프랑스 프로축구연맹(LFP)에 VAR 폐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LFP는 이를 기각하고, 다음 시즌부터 2부리그에도 VAR을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 지난달 스웨덴은 팬 소유 구단들이 VAR 도입에 반대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상위 30개 리그 중 유일하게 VAR을 거부한 리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