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후보 선출 배경
박찬대 ‘교통정리’에 반감…“원내대표가 의장 만들기 나서”
추미애, 대통령 거부권 제한 등 일방 주장에 ‘비호감’도 원인
당무 복귀한 이재명 “당심”…대표 연임엔 “생각 단계 아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이 추미애 당선인(6선)을 꺾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자 당 안팎에선 여러 분석이 나왔다. 당선인들 다수는 이재명 대표의 의중(명심)을 바탕으로 ‘교통정리’를 시도했지만, 무리한 ‘명심’ 남발에 당선인들이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초 이번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친이재명(친명)계의 지원을 받는 추 당선인이 이기리라는 전망이 중론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또 다른 의장 후보였던 조정식 의원과 정성호 의원이 지난 12일 전격 사퇴하면서 ‘추미애 대세론’을 더욱 확산시켰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명심과 당심(당원들의 여론)을 이유로 이들에게 사퇴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명심이란 ‘보이지 않는 손’이 경선을 교통정리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가열됐다.
우 의원이 승리를 거두자, 친명계는 명심에 따른 교통정리는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후보들에게 전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대표가 특정인을 밀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선인들 다수는 교통정리가 있던 것이 사실이며,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다 보니 당선인들이 반감을 가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친명 핵심인 박 원내대표가 홀로 입후보해 사실상 추대를 받은 바 있다. 한 의원은 “매번 그런 식으로 정리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는 생각을 의원들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국회의장을 (당대표가) 컨트롤하는 자리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으며, 또 다른 의원은 “대표 생각에 따라 이리저리 간다면 그게 민주정당이겠느냐. (이번 결과는) 오히려 민주당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해준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재선 이상 의원들이 볼 때는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의원들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돼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작용했다)”면서 재선 이상의 전략적 선택이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교통정리 논란을 일으킨 박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의원은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 일정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 의장을 설득해야 하는 역할인데, 의장 만들기에 원내대표가 나선 것은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추 당선인에 대한 당선인들의 비호감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추 당선인은 과거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벌여 보수 결집의 계기를 만든 바 있다. 올해 초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으며,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는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제한 등을 언급해 여권과의 갈등을 촉발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의원들은 그를 의장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추 당선인이 너무 일방적인 의견을 많이 표해 (당선인들 사이에) 걱정이 있을 것”이라며 “국회가 파행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예상 밖 결과를 두고 “당선인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질문에는 “저도 한 표죠”라고만 했다. 당대표 연임 여부에 대해선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아직 그렇게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입원 치료를 마치고 16일 당무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