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뒤늦은 재생에너지 정책…전 정부 비난하다 실기 지적도

김경학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만에 첫 에너지전환 로드맵 발표

연평균 약 6GW 발전 시설 보급…해상풍력 지원·태양광 활성화
규제로 시장 위축시켜 놓고 ‘산업전반 지원’…“1~2년 빨랐다면”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공급망 등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정책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재생에너지 관련 개발·제조·수요 기업과 정책간담회를 열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GS풍력발전·HD현대에너지솔루션·동국S&C·LS전선·두산에너빌리티·한화솔루션·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소규모 민간 중심이 아닌 정부 주도의 “질서 있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을 지원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정부 주도로 연평균 약 6GW(기가와트)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보급을 추진한다. 한때 연평균 4GW대 중반에 달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3GW대로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해상풍력의 경우 국회에 계류 중인 ‘해상풍력특별법’ 등을 법제화해 입지를 발굴하고, 사업 실패나 지연에 따른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사업 과정 전반을 지원한다.

법이 제정되기 전이라도 ‘집적화단지 제도’를 활용해 지자체가 입지를 발굴하고 주민 수용을 끌어내면 단지 지정과 유인책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강화한다. 또 향후 2년간 입찰 물량·시기·평가 등을 담은 해상풍력 공급망 강화 로드맵을 오는 7월 발표하고, 미래에너지펀드 등 자금 조달 원활화를 위한 금융 지원 방안도 발굴한다.

태양광은 주민 수용성이 양호한 산업단지 중심으로 활성화를 추진한다.

업종이나 입지 관련 규제를 완화해 입주 기업의 참여율을 높이고, 현재 울산 미포·부산 명지녹산에 추진 중인 150㎿(메가와트) 공공 시범사업 ‘햇빛산단 프로젝트’에 기업 수요 150㎿를 추가 발굴해 300㎿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업계·전문가 등과 폭넓은 논의를 거쳐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 등 관련 제도 개편도 대폭 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시장에서 정부 역할을 강화하고,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시장 확대를 위해 전력구매 규제와 거래 편의를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은 정부 중심으로 시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민간이 주도하는 ‘자발적 재생에너지 거래 시장’(가칭)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또 향후 중동이나 유럽 등에 태양광 중심으로 수주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민관 협동 ‘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협의회’(가칭)도 구성한다.

근래 국제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신규 발전 설비 투자(8200억달러) 중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가 80%(6590억달러)를 차지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사업을 ‘이권 카르텔 비리’로 지칭하며 전 정부를 비난하느라,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재생에너지에 대해 규제하다가 늦게라도 친화적 정책이 나온 건 의미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어 평가하기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어 1~2년만 더 일찍 내놨으면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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