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집행위원 된 정몽규…축하만 할 수 없는 이유

황민국 기자

한국 영향력 확대 기대 받지만

감독 선임 난맥 자초 비판 속

축구협회장 ‘4연임 활용’ 의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이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뒤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고 있다. AFC 유튜브 캡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이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뒤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고 있다. AFC 유튜브 캡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정 회장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4 AFC 총회에서 공석인 동아시아 남자 집행위원에 단독 출마해 선출됐다. 중앙아시아에 할당된 여성 위원 몫으로 단독 출마한 타지키스탄의 미고나 마흐마다리에바가 함께 선임됐다.

단독 출마는 사실상 추대 형식이라 박수 속에 투표를 갈음했다. 정 회장은 당선이 확정되자 여러 차례 허리를 숙이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정 회장은 AFC 회장 직권으로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었고, 이번 총회에서 공석인 집행위원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2027년 정기총회까지 AFC 집행위원으로 활동한다. 집행위원회가 AFC 최고의결기구라는 점에서 아시아 축구의 방향성과 정책에 한국의 목소리를 더할 수 있게 됐다. 국제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기대되는 요소다.

다만 정 회장의 이번 당선이 오롯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내년 대한축구협회장 4선 연임에 도전하려는 발판으로 의심받고 있어서다.

정 회장은 내년 1월 세 번째 임기가 종료된다. 정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설 경우 협회의 상위 기관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에 오르면 심의 통과 가능성이 커진다.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부터 경질까지 한국 축구의 난맥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후임 감독을 찾는 과정에선 황선홍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에게 3월 A매치 임시 감독을 무리하게 맡겼고 결국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티켓을 놓쳤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천안축구센터 건립 과정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협회 부채 등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능력 부재를 지적받고 있는 터라 4선 도전 자체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최근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 때문에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정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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